코로나 시대 거쳐 인기 끄는 무인 매장,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는가
점주·고객 모두 편리하지만, 미성년자 절도 범죄의 온상 되기도
무인 매장이라는 개념은 이전부터 존재했었다. 평범한 매장이지만 주인 없이 물건만 덜렁 놓여 있었으며 돈 바구니에 구매한 물건의 가격만큼의 돈을 놓고 가는 이른바 ‘양심 가게’ 개념이었다. 다만 개인의 양심에 모든 것을 맡기다 보니 도난 문제 등으로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고, 전국적인 수는 매우 적었다.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CCTV, 키오스크 등 사람 없이도 원활한 매장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는데,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무인 매장은 동네 어디를 가든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고, 편의점이나 아이스크림 가게를 시작으로 빨래방, 노래방, 카페 등 다양한 업종으로 뻗어 나가게 되었다.
무인 매장이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이 CCTV와 키오스크 등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원활한 매장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점주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업주가 경영난에 시달렸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해 직원 면접 및 손님 응대에 여러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무인 매장은 직원 없이도 24시간 운영이 가능했기에 임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고, 기계가 판매를 담당하는 비대면 체계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덜 수 있어 업주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무인 매장은 업주들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4시간 언제나 매장을 이용할 수 있고, 점원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편안하게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점 등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늘어난 무인 매장의 수만큼 그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범죄도 늘어났다. 매장 내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감시와 증거 확보가 가능할 뿐 범죄에 대한 직접적인 저지 능력이 전무하다 보니 범죄의 온상이 되었다. 매장의 물건을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거나, 키오스크 내에 있는 현금을 털어가는 등의 절도 행위가 대표적이다. 특히 무인 매장을 대상으로 하는 절도는 다른 유형의 범죄들보다 미성년자의 비중이 높은데,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절도 범죄 전체 중 미성년자 피의자는 18.6%였지만 무인 매장을 대상으로 절도를 저지르는 미성년자의 비중은 34.8%로 약 두 배 가까이 높다. 또한, 올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무인 매장 절도의 절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라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복잡한 기술이나 여러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직원이 존재하지 않으니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현금이나 물건을 절도해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낮은 처벌 수위 또한 한몫했다. 절도 사건 대부분의 피해액이 10만 원 이하 소액이기 때문에 점주들은 CCTV를 돌려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잦았다. 설사 복잡한 절차를 거쳐 범인을 찾아낸다 해도 범인 대부분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 통칭 ‘촉법소년’이라 처벌이 어려운 것이다. 이 외에도 매장 내에 있는 기물을 파손하고, 매장 내에 대소변을 누는 등 각종 엽기적인 일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점주와 소비자 양쪽에게 사랑받으며 유행하게 된 무인 매장이지만, 미비한 관리와 형사미성년자 제도의 허점 등으로 병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무인 매장의 입장 절차를 강화하거나, 점주들의 적극적인 신고 등의 관리와 제도의 개선, 준법 교육 강화 등의 노력을 통해 무인 매장 문화가 ‘건강하게’ 우리 주변에 자리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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