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의 무게
빈 종이위에 날카로운 연필로 글을 쓴 후 지워본 적이 있는가. 이미 날카롭게 새겨진 연필자국들은 지우개로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 자국들을 없애려고 더 세게 지우개질을 하게 된다면 종이가 너덜너덜해지고, 결국에는 찢어져 버린다.
사람의 마음은 빈 종이와 같고, 사람의 말은 연필과 같다고 생각한다. 날카로운 연필로 종이를 헤집어 놓으면 까맣게 칠해진 흑심은 지워지되, 자국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날카로운 말 한마디는 가슴 깊숙한 곳에 자국이 남아, 지우려고 노력 할수록 마음은 너덜너덜해져 결국에는 찢어져 버린다.
최근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포털사이트에 접속해보았더니,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 입은 사례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신체에 가해진 폭력이 아닌 언어로 가한 상처 말이다. 객관적으로 찬찬히 읽다보면 상처를 준 사람이 심한 욕설을 하거나 눈에 띄는 폭력을 한 사례는 거의 없다. 하지만, 상처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언행들 하나하나에 상처를 입고 밤잠을 설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별다른 의미 없이 행하는 작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눈짓 하나가 때로는 남에게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말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 수도 있지만, 또한 여러 사람의 마음을 베이게 할 수도 있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말을 험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허물없는 친구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는 친근감을 더욱 드러내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사이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런 험한 말들은 불씨가 되어 쌓이고 쌓여 오해가 되고 때로는 다툼으로 번지며, 결국 관계를 불태워 버리는 위험한 것이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수록 말을 하기 전,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자. 말로써 받은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장한비 기자
1200467@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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