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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사건

아직까지도 어떠한 사실 밝혀내지 못한 상태

안송희 기자
- 6분 걸림 -

지난달 8일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승객과 승무원 등 239명을 태우고 남중국해 상공에서 실종된 가운데 실종 한 달이 되도록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달 15일 여객기 실종과 관련해 '납치'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 결론대로라면 항공기를 납치한 동기나 요구 사항 등은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실종 여객기의 위치 등 구체적인 내용도 파악되지 않고 있어 여러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와 관련한 의문들을 정리해 봤다.

1. 실종 여객기, 조종사들이 납치했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을 납치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초점을 승무원과 승객에게 맞춘 가운데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53)와 부기장 파리크 압둘 하미드(27)가 유력 용의한 선상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달 16일 실종 여객기에서 온 마지막 교신 12분전인 오전 1시 7분, 여객기의 운항정보 교신시스템이 이미 꺼져있었다고 발표했다. 조종사들이 이번 사고와 연루됐다는 정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날 항공사는 "1시 7분에 이뤄진 운항정보 교신시스템과 교신은 정상이었다"고 정면 반박했다. 실제 지난달 14일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이들 두 사람의 자택을 수색하고, 여객기의 운항을 지원한 엔지니어 등 지상 요원까지 조사했다. 그러나 아직 아무런 단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2. 마지막으로 교신한 사람의 정체

한편 마지막 교신 뒤 20여 분 안에 핵심적인 교신시스템들이 고의로 꺼진 정황과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18일 누군가가 항법장치에 경로를 입력해 실종기를 빼돌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항공기의 통신시스템은 보통 음성 통신과 자동응답장치와 운항정보 교신시스템 등 3가지가 있다.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실종기 조종석으로부터 항공기 운항정보 교신시스템의 일부가 꺼지고 나서 쿠알라룸푸르 관제탑에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괜찮다, 좋은 밤 보내라'(All right, good night)'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목소리의 주체는 기장인지, 부기장인지 혹은 제3의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신시스템의 다른 기능인 '전송 시스템'은 트랜스폰더가 꺼지고 나서도 5시간 이상 신호를 보냈으나 여기에는 속도와 고도 등 위치 정보가 포함되지 않아 실종기의 경로는 여전히 알 수 없다. 항공전문가들은 교신시스템의 전송 시스템까지 끄려면 조종석 아래에 있는 전자 설비를 따로 만져야 하는데 이 차단 방법은 조종사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조종사가 껐거나 항공기에 대해 이해가 깊은 사람의 소행이라는 점을 말해 준다는 것이다.

3. 실종 여객기는 어디에?

실종된 이 여객기가 납치돼 인도양으로 향했다면 카자흐스탄이나 투르크메니스탄 국경 쪽으로 향하는 북부 항로와 남인도양 방향의 남부 항로 등 2가지 항로 중 하나를 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CNN은 지난달 16일 "미 정부 관계자는 말레이 여객기가 북쪽 항로를 피해 남쪽으로 이동하다 바다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북부 항로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미국이 통제를 강화하는 영공이 포함돼 추적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여객기는 당초 베이징으로 가는 정상 항로를 벗어나 서쪽으로 급회항해 통신 장비를 끄고 5~6시간 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추정에 따르면 여객기가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남쪽으로 이동하다 바다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실종기가 해상에 추락했다면 인도양은 평균 깊이가 3600m로 잔해 수색 작업이 더욱 어렵게 된다.

4. 실종 여객기를 둘러싼 여러 가지 가설

여객기 실종 사건 초기에는 기계적인 고장부터 폭발설, 테러설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항공기는 기계적 고장이 일어나면 조종사들이 구조신호를 보내거나 항공기도 자동경보장치가 작동된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엔진 2개가 동시에 멈췄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이 경우에도 최고 20분 정도 비행이 가능하고 구조 신호를 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 과열 문제로 폭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주장은 항공기가 서쪽으로 회항해 통신장비를 모두 끄고 5~6시간을 비행한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더불어 유성에 맞아 추락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송희 기자

1200455@kunsan.ac.kr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사건을 둘러싼 5가지 시나리오」, 『조선 일보』, 2014.03.11

「말레이시아 항공가 실종 미스터리」, 『네이버 뉴스』, 2014.03.16

「실종기 블랙박스 “시간이 없다”」, 『연합 뉴스』,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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