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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아파트, ‘인공어초’를 아시나요?

인공어초의 기능 및 설치과정을 알아보자

신채연 기자
- 5분 걸림 -
▲ 인공어초 설치 현장 / 출처 : 전라북도청

 현재 우리 바다는 수온 상승과 수질오염, 매립·간척 등의 사업 부작용으로 바다 사막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사막화의 영향으로 연안 바위에는 경제성 없는 석회질 산호 조류가 뒤덮여있으며, 해조류와 물고기의 수까지 줄어들어 어민들은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해결방안을 강구했고, 물고기 아파트라고 불리는 ‘인공어초’를 설치하기로 했다. 인공어초는 해역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여 해양생물을 보호·배양하는 어장시설로, 집 한 채 정도의 크기를 지닌다. 해양생물을 위한 든든한 보금자리, 인공어초의 기능 및 관리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인공어초는 기능에 따라 산란장·먹이장·휴식장으로 나눌 수 있다. △산란장으로서의 기능은 인공어초가 산란할 어미 고기의 산란장소로 이용되는 것을 말한다. 즉, 산란을 앞둔 어미 고기에게 인공어초가 휴식의 장이 되어줌으로써 어미 고기는 양질의 알을 산란하고 부화율을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먹이장으로서의 기능은 인공어초의 착생 생물들이 먹이 사슬을 형성하여 해양 어류의 먹이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바다에 서식한 해양 어류들은 착생 생물을 잡아먹기 위해 어초 주변으로 몰려들게 되고, 이 과정에서 바다 어장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휴식장으로서의 기능은 어초 내·외부의 어류들이 타 생물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공어초를 은신처로 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인공어초는 어떠한 절차를 거쳐 설치되는 것일까? 인공어초를 설치하는 활동을 ‘인공어초 사업’이라고 부르는데, 이 사업의 첫 단계는 해양수산부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사업 물량 및 집행 방법 등을 시·도에 시달하는 것이다. 이후 시·도지사는 어초 시설 적지 조사를 실시한 후, 전문가로 구성된 어초협의회 심의를 거쳐 시설장소와 어초 종류 등을 결정한다. 그렇게 입찰로 선정된 업체에서는 어초를 제작하여 시설하게 된다.

 이러한 인공어초 사업은 1973년에 처음 시행되어 지금까지 전라북도 수역 17,323ha에 약 7만 개가 설치된 상태다. 그리고 올해 전라북도에서는 27억 원을 투입해 군산 어청도 120ha와 부안 위도 56ha 등 176ha에 대형 인공어초 22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군산은 지난달 5일부터 어청도 남쪽 수역에서 이글루형 인공어초를 설치했으며, 앞으로 어획 조사와 함께 어초 설치상태 조사 및 어장 주변 폐기물 수거 등을 실시하여 인공어초 조성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어초에 대해 황지원(건축해양건설융합공학·18) 학우는 “인공어초의 기능이 세분화되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해양과 관련된 전공지식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인공어초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해양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인공어초는 해조류를 먹고 사는 해양생물들이 무사히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보금자리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인공어초의 효과를 살펴보면, 장소나 시기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인공어초가 설치되지 않은 곳보다 어획량이 2~3배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어초 설치 후,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서식 생물이 무사히 보존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어민들의 세심한 관리에서 더 나아가 바다 자원을 활용하는 우리 역시 해양 생물을 존중하고, 그들의 생태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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