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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새로운 힐링, ‘필사’ 열풍

독서도 ‘힙’하게, 텍스트힙의 유행으로 시작된 필사 전성시대

이지우 기자
- 5분 걸림 -

최근 릴스와 쇼츠, 소셜미디어(SNS)에 빠져있던 MZ세대 사이에서 ‘필사’ 열풍이 불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이책을 찾는 사람이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텍스트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피로를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MZ세대에게 필사는 새로운 힐링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필사란, 책이나 글귀를 손으로 직접 따라 쓰는 것을 말한다. 책이나 시집을 읽다가 좋아하는 문장과 구절을 천천히 써 내려가는 필사를 통해 다시금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는 것도 인기다. MZ세대 사이에서 필사가 주목받는 이유와 필사가 주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인스타그램 필사 검색 화면 캡쳐

MZ세대 사이에서 필사가 떠오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MZ세대들이 독서를 ‘힙’한 문화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 ‘텍스트힙(text-hip)’의 유행 때문이다. 텍스트힙이란,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와 멋있고 개성 있다는 ‘힙’의 합성어로, 독서를 하는 것이 멋지다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이다. 자신이 읽는 책을 SNS에 공유하거나 독서하는 모습의 인증샷을 올리는 등 텍스트힙 현상을 즐기는 유행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텍스트힙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으로 필사가 등장한 것이다. 필사가 유행하면서 △소설 △시 △명언 △노래 가사 등 다양한 분야의 ▲필사 도서 인기도 높아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필사 도서 매출이 2023년 매출에 대비해 무려 692.8% 상승했고, 문구류 매출도 10.9% 상승했다.

필사는 단순하게 글을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쓰는 과정을 통해 글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필사가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어휘력을 높일 수 있다. 그동안 SNS와 미디어를 즐기고, 책을 멀리하면서 특히 MZ세대의 문해력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필사는 수많은 문장을 따라 쓰면서 새롭고 다양한 단어를 접할 수 있으며 책을 읽기만 했을 때보다 오랜 시간 기억하게 되어 어휘력을 높여 준다. 둘째,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다. 필사는 글을 쓰면서 문장의 의미를 여러 번 곱씹게 되어 여러 생각을 하게 되고, 내용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손을 움직이면서 천천히 글을 쓰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스트레스나 불안정한 감정을 완화해 준다. 넷째, 필력이 향상된다. 필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의 흐름과 문장의 구조를 익히게 되고, 자신만의 글 스타일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다섯째, 손글씨 교정에 좋다. 디지털이 보편화되어 예전보다 손글씨를 쓸 일이 많이 없는데, 필사를 하면 꾸준히 손글씨를 쓰게 되고, 필사는 문장을 보며 한 글자씩 천천히 쓰는 것이기 때문에 또박또박한 예쁜 글씨체를 연습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필사 이외에도 MZ세대들이 텍스트힙을 즐기는 또 다른 힐링 방법들이 있다. 책을 감싼 북커버에 자신만의 취향을 담은 스티커와 브로치 등을 이용해 나만의 책을 꾸미는 ‘책꾸(책 꾸미기)’, 단순한 종이 책갈피가 아니라 뜨개나 비즈, 나무 등 독특한 소재를 이용한 ‘책갈피 만들기’가 있다. 마지막으로, 독서를 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집중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노래를 담는 ‘독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유행이다. 이렇듯 MZ세대들은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형태로 독서를 하고, 책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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