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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학우들의 안일한 공공의식

공공시설물의 실태, 이제는 마주 보아야 할 때

김소리 기자
- 5분 걸림 -

우리는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며,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장소를 우리는 흔히 ‘공공장소’라고 부르는데, 이 공간은 서로 간의 배려로 원활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이 공간은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있기 때문에 ‘공공’의 의미를 망각하고 함부로 사용하여 공공시설을 훼손시키는 사람도 존재한다. 현재 우리 학우들은 ‘대학’이라는 공공장소를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강의실을 제외하고, 학우들의 이용이 가장 활발한 ‘휴게실’과 ‘학습 공간’, 두 장소에 초점을 두고 취재를 진행해보았다.

다른 단과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인문대학 열람실의 경우, 책상을 살펴보니 굳어있는 이물질, 칼집, 낙서 등 훼손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칸막이로 이루어져 있는 내부 열람실에는 낙서가 가득했고, 그 낙서의 내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속어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에 신설되어 대표적인 학습 공간으로 자리 잡은 황룡도서관 역시 학우들의 안일한 공공의식을 보여줬다. 새로운 학습 공간이 마련되자 학우들의 도서관 이용이 매우 잦아졌는데, 특히 시험 기간을 거치며 크고 작은 사건이 비일비재했다. 자리를 예약하고 몇 시간 동안 비우거나, 자리를 반납하지 않고 떠나 다음 이용자에게 차질을 주는 등 대부분 사건은 작은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다. 이 외에도 도서관 곳곳에 부착된 안내문을 무시하고 무단으로 음료와 음식물을 반입하는 학우, 사물함을 반납한 후에도 자신의 물건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학우가 속출해 학우들 간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대해 도서관 자치위원장인 엄재윤(IT융합통신공학·15) 학우는 “학습을 위한 공간에서는 청결과 정숙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곳곳에 유의사항을 부착해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음식을 반입하여 시설물을 더럽히는 학우가 많다. 또한, 자리나 사물함의 예약 및 반납 시스템을 무시해 타인에게 피해를 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모습은 특히 시험기간에 자주 나타나 큰 골칫거리로 남아있다.”라며 학우들의 기본의식을 지적했다.

다음으로 휴게실 중 여학생 휴게실의 상태를 살펴보자. 현재 여학생 휴게실은 인문대학과 사회대학, 자연대학, 제2학생회관의 3층에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문대학 2층의 여학생 휴게실을 약 6개월간 지켜본 결과, 이곳에는 음식물을 비롯한 여러 쓰레기가 가득해 시설을 이용하는 학우들이 직접 치우고 사용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버려진 텀블러 안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있어 악취를 동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휴게실의 위생 상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우리 대학의 공공시설물은 소수의 부도덕한 행동 탓에 많이 훼손된 상태이며, 이 때문에 학우 다수가 불편함을 겪고 있음이 드러났다.

평소 여학생 휴게실을 자주 이용하는 이미영(해양산업운송학·19) 학우는 “이불과 침대 주변은 항상 먹고 남은 음료나 음식물 등으로 어지럽혀 있고, 이불과 베개도 얼룩져 있어 휴게실의 사용에 많은 불편을 겪었다. 또한, 다수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임에도 간혹 옆에서 큰 소리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시끄럽게 소란을 피워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학우도 많았다. 조금씩 서로 배려하며 시설을 이용했으면 좋겠다.”라며 불편을 호소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공공의식에서 시작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기본에 어긋나는 행동을 반복해 생각에 결국 현시점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교내의 모든 시설은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공공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책임감 있는 행동이 요구된다. ‘환경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대학은 곧 이곳에 발 디디고 있는 학우들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자신의 잘못된 공공의식을 바로잡고 한 명씩이라도 이를 실천한다면 더 쾌적한 우리 대학을 가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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