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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또 다른 나, 새롭게 떠오르는 ‘부캐 문화’

‘부캐’는 평소의 자신이 아닌 새로운 자신을 드러낼 기회로써 작용해

김주형 기자
- 8분 걸림 -

 최근 TV 방송과 유튜브 채널 등의 미디어 콘텐츠에서 ‘부캐 문화’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이 본래의 직업과 이름이 아닌 ‘부캐릭터(이하 부캐)’를 통해 다양한 역할로 출연 및 활동을 하는 것으로, 최근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문화를 통해 부캐란 무엇이고, 부캐 문화 신드롬의 시작과 관심의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부캐 ‘마미손’ / 출처 : 마미손 정규앨범 ‘나의 슬픔’ 커버

‘부캐’란 무엇인가?

▲‘놀면뭐하니’ 다양한 부캐의 유재석 / 출처 : MBC 놀면뭐하니 공식홈페이지

 부캐를 부르는 정식 명칭은 ‘멀티 페르소나’이다. 부캐는 ‘副+character’의 합성어로, 본래 온라인 게임에서 원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캐릭터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200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다가, 2019년부터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부캐의 의미는 이제 게임에서만 쓰이는 용어에서 벗어나 ‘평소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활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부캐 문화’의 흥행에 힘입어, 최근 △미디어 콘텐츠 업계 △유통 업계 △외식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캐’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부캐 문화는 기존의 인물이나 제품에 새로운 면을 더해 인기를 얻고 있으며, 떠오르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부캐 문화’ 신드롬의 시작

▲‘환불원정대’ 단체사진 / 출처 : MBC 놀면뭐하니 공식홈페이지

 ‘부캐 문화’ 신드롬을 일으킨 인물은 바로 △유재석이다. 유재석이 고정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예능에서 보이던 유재석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부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올해 한층 더 확장시켰다. 그는 ‘뽕포유’ 프로젝트에서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하며 ‘합정역 5번 출구’등의 음원을 발매하며 활동했다. 또한, 그룹 ‘싹쓰리’의 ‘유두래곤’으로 활동하며 린다G(이효리)와 비룡(비)과 함께 ‘다시 여기 바닷가’를 발매해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그 밖에도, ‘놀면 뭐 하니 환불 원정대’ 편에서는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실비(화사), 지미유(유재석), 정봉원(정재형), 김지섭(김종민)등의 부캐를 만들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부캐 문화’를 유행시킨 △김태호 PD는 과거 무한도전에서도 ‘하이브리드샘이솟아리오레이비’와 같은 부캐를 방송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래퍼 매드클라운은 래퍼 ‘마미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그우먼 김신영은 ‘둘째 이모 김다비’라는 부캐를 만들어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며 <주라 주라>라는 곡을 발매하였다. 그리고 최근 △개그맨 김해준은 ‘최준’이라는 부캐를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준며들다(최준에게 스며들다)’라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부캐 문화’ 성행의 이유

 이처럼 ‘부캐 문화’가 성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부캐는 평소의 자신이 아닌 새로운 자신을 드러낼 기회로써 작용한다. 이전까지 자신이 만들어놓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제껏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에 도전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자체로 큰 메리트가 있다. 또한, 팬의 입장에서는 좋아하던 연예인이 색다른 모습으로 방송에 등장하는 것이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부캐의 성공은 본업이 아닌 다른 장르에 부차적으로 도전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유재석은 ‘놀면 뭐 하니?’를 통해 여러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대다수의 부캐는 대중에게 노출이 많은 영역인 음악계, 혹은 인터넷 방송시장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즉, 부캐는 단순히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라는 의미 외에도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혀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 ‘사이코러스’, ‘한사랑 산악회’ 등 유튜브를 통해 활동하는 개그맨들의 부캐는 공중파 방송이 아닌 곳에서 더 인기몰이하고 있고, 본업인 개그의 영역을 TV에서 인터넷으로 확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극단적인 예시로는, 음악인 조선구가 부캐인 ‘요한 일렉트릭 바흐’로 더 유명한 것이나, 웹툰 작가 이말년이 부캐였던 ‘침착맨’으로 본업을 바꾼 것이 있다.

'부캐 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

▲‘부캐문화’ 관련 통계사진 / 출처 : 잡코리아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 대표 포털 알바몬과 함께 성인남녀 1,795명을 대상으로 한 ‘부캐문화 열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통계에 따르면 성인 남녀 64.9%가 ‘부캐문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작년 한해 최고 연예인 부캐로 △1위 유산슬 △2위 싹쓰리를 뽑았다. 특히 부캐 문화에 대한 선호도는 30대가 68.4%로 가장 높았다. ▲부캐 문화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는 △다양한 자아 정체성의 표출(53.1%) △새로운 자아 발견(41.0%) △현실에 포기된 꿈 및 취미 실현(30.2%) 등의 응답이 있었다. 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거짓 행동 같다(55.6%) △디지털 세상이 가져온 양면적인 모습(33.3%) △익명을 내세워 악용될 소지가 있다(27.0%) △나에 대한 정체성 혼란(19.8%)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부캐 ‘최준’ 사진 / 출처 : 구글 뉴스핌 카페겟 기사

 익명의 한 학우는 “연예인이 부캐를 만들어 활동한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준며든다’라는 유행어를 통해 부캐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되어 이전보다 사람들의 대화에 더 유동적으로 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부캐’는 익숙한 것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연예인이 부캐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문화로 자리 잡아가는 지금, 앞으로 어떤 부캐릭터가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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