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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귀감이 되어보는 특별한 경험

김태경 기자
- 4분 걸림 -

귀감(龜鑑)이란 본보기가 될 만한 언행이나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 즉 사물의 본보기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거북과 거울이 어쩌다가 사물의 본보기를 대변하게 되었을까? 특히, ‘거북’을 나타내는 龜(거북 귀)자가 쓰인 이유는 무엇인지 쉬이 알기 어렵다. 거북과 거울이 타의 모범이 된 사연을 다음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옛날에는 길흉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거북점’이 있었는데, 이는 거북의 등을 말려 불에 굽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거북의 등에 여러 갈래의 금이 나타나는데, 이때 생겨난 균열을 ‘조(兆)’라 하여 어떤 일에 나타나는 기미를 징조(徵兆), 길조(吉兆), 흉조(凶兆)라고 하였다. 이처럼 ‘귀감’에 담긴 거북의 뜻은 옛날의 ‘거북점’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거울은 스스로가 아름다움과 추함을 판단하는데 사용되는 도구로 잘 알려져 있다. 옛날에는 거울이 귀했기 때문에 거울 대신 대야에 물을 떠놓고 자기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하여 자기 판단의 행위를 가리켜 ‘감’이라고 한다.

이처럼 ‘귀’와 ‘감’은 사람의 길흉이나 미추를 판단하는데 쓰이는 도구로 이해할 수 있다. 즉, ‘귀감’은 길흉을 점치는 ‘귀’와 미추를 판단하는 ‘감’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바로 잡는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유래하여 오늘날 ‘귀감’은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모든 사람의 귀감이 되는 인물은 누구일까? 사회라는 공동체에서는 귀감이 되는 인물이 있어 많은 사회 구성원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곤 한다. 여기서 우리가 본받고 싶어 하는 인물은 타의 모범이 되고, 행위의 기준으로 삼기에 마땅한 인물일 것이다. 그런 인물로 흔히 일컬어지는 ‘멘토(Mentor)’는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상대, 지도자, 스승, 선생의 의미로 쓰이는 말로서, ‘귀감’이 되는 인물과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귀감’과 ‘멘토’에는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며, 충실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낌없는 지도와 조언으로 한 사람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귀감’과 ‘멘토’가 필요한 궁극적인 이유가 된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귀감을 주는 멘토를 찾고 있는가? 그들은 그렇게 먼 곳에 있지 않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 한 거리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우리의 귀감을 찾아보자. 내 주위의 크고 작은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귀감이 될 만한 이유가 가득하다. 그리고 나의 멘토를 찾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일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를 당당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다짐에서 새로운 귀감이 시작될 것이다. 귀감을 찾기 위한 오늘의 산책에서 나아가, 귀감이 되기 위한 내일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겠다.

김태경 기자

thankstk1202@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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