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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디어의 차세대 패러다임, 'MCN'

이혜원 기자
- 7분 걸림 -
▲ 'MCN' 산업 진출 기업들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우리는 동영상으로 이루어진 미디어와 마케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에 걸맞게 최근 'MCN'이라 불리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가 뉴미디어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황룡iN에서는 'MCN'의 정의와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미디어의 미래 'MCN'

다중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이하 MCN)은 개인 방송 콘텐츠 제작자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지원하고 광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쉽게 말하면 'MCN'은 마치 아이돌 스타를 키우는 연예기획사처럼 콘텐츠와 재능 있는 개인 제작자를 확보하고 이를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주로 개인 제작자에게 필요한 기획이나 홍보, 스튜디오와 촬영 장비를 제공하고 동영상 편집 등을 지원한다.

'MCN'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대표적으로 1인 미디어의 성장이 있다. 본인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1인 미디어의 시대가 열리면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동영상을 주류로 하는 개인 방송 시장이 확장됐다. 방송국 PD도, 영상 전문가도 아닌 일반인들이 자신의 일상을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사람들은 재미를 느꼈고, 다음에 어떤 게시물을 올릴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기반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BJ(Broadcasting Jockey)라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를 칭하기 위한 개념이 생겨났고, 큰 화제를 이끌어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기업의 마케터 역시 관심을 가져 'MCN'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MCN'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CJ E&M이 있다. CJ E&M은 ‘크리에이터 그룹’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해 국내 최초로 'MCN' 산업에 진출한 기업이다. 또한, ‘아프리카TV’는 본래 동영상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었지만, 소속 제작자들에게 재정과 교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파트너BJ’ 제도를 신설하고 ‘유튜브’와 콘텐츠 유통 협약을 맺으며 플랫폼 겸 'MCN'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KBS의 ‘예띠스튜디오’와 같은 지상파 방송사들까지 나서서 'MCN' 사업체를 런칭하며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기성 사업체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사업체들도 활발히 진출해 비디오빌리지, 샌드박스, 트레지헌터 등 현재 100개 이상의 'MCN' 사업체가 활동 중이다.

 

'MCN' 사업의 두 가지 측면

'MCN' 등장으로 개인 콘텐츠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개인 미디어 시장에는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 먼저 긍정적인 영향으로 기존에는 개인 콘텐츠 제작자들이 프로그램 기획에서부터 촬영, 편집 등 모든 부분을 자신이 혼자 책임져야 했다. 그러나 이후 'MCN' 사업체가 프로그램 기획, 홍보와 마케팅에서 세무까지 다양한 업무를 대신 해줌으로써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MCN'을 통해 제작자들끼리 연결고리를 형성해 더욱 활발하고 참신한 콘텐츠를 생산 할 수 있어 1인 방송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MCN'의 미숙한 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광고수익을 주 수입으로 하는 'MCN' 사업체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 개인 제작자가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해당 플랫폼이 콘텐츠에 대한 일정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그리고 남은 제작자와 'MCN'사업체가 또 한 번 나눠 갖는데 그 중 사업체의 수익은 20~30%에 불과하다. 또한 플랫폼과 'MCN'과의 권리관계가 모호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TV에서 BJ ‘대도서관’이 사전에 협의 없이 상업 콘텐츠를 진행했다고 방송정지 처분을 받자 그는 아프리카 TV의 ‘갑질’을 주장하며 해당 플랫폼으로부터 이탈을 선언했다. 개인 제작자의 주장으로 미루어 볼 때, 아프리카TV가 가진 정체성은 개인의 콘텐츠를 존중하는 방송 플랫폼인데 과도한 간섭들을 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TV는 방송질서 유지를 위해 제작자에게 방송의 기본적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렇듯 'MCN' 산업이 가져온 긍정적인 영향들은 주목할 점이지만, 아직 'MCN' 산업의 단점들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MCN'의 향후 전망

다른 나라에서 'MCN'은 이미 뉴미디어 산업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디즈니는 지난해 유명 'MCN'인 메이커스튜디오와 합병했으며, 1인 제작자였던 메이커스튜디오는 개인제작자를 모아 200개 채널, 4억 명의 구독자들을 유치했다. 국내에서도 ‘밴쯔’, ‘대도서관’, ‘김이브’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콘텐츠 제작자들은 'MCN'을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대에 'MCN' 산업은 시행착오를 보이기도 하지만 수요자의 요구를 빠르게 반영해 성장가능성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MCN' 사업체는 지나친 상업화에 물들지 않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미디어 패러다임의 중심에 서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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