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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부터 이제는 국외에서 성희롱까지, 권력의 횡포

고위관계직의 성적 도덕의 하락에서 벌어진 결과

김채영 기자
- 8분 걸림 -

지난 9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 중 미국 현지에서 대사관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질됐다. 그리고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태를 두고 당사자와 청와대 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미국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성추행 의혹 피해자인 주미 한국대사관 인턴 여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인턴직원과 운전기사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술자리를 갖은 후 나오면서 제가 그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한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다음날 새벽 윤 전 대변인이 인턴 직원에게 자신의 방에 오라는 부탁을 하여 인턴 직원은 이를 거부했지만 윤 전 대변인이 욕설을 퍼붓자, 어쩔 수 없이 방으로 갔더니 윤 전 대변인이 거의 알몸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 피해자의 진술이다.

이에 윤 전 대변인은 인턴 직원을 자신의 방으로 부르지 않았고, 욕설을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며 “CCTV로 확인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방으로 올라오지 않는다고 해서 욕설을 퍼부었다는 보도가 있던데, 저는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할 인간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그 여자를 제 방으로 불러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제가 갖고 있는 도덕성과 상식으로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가이드인지도 몰랐고, 노크 소리에 혹시 무슨 발표인가 하는 황망한 생각 속에서 제가 얼떨결에 속옷차림으로 갔다"며 언급했다.

이렇게 윤창중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미국 TV쇼 'SNL'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패러디가 방송을 타며 윤의원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은 더 거세졌다. 해당 영상은 미국인 남매 두 명을 둔 엄마가 '한국 정부의 잘 나가는 사람(Government Big Way)'과 바람이 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상은 알몸형태를 한 남성의 장면과, 한국말자막을 삽입하여 이번 윤창중 의원의 사태에 대한 풍자의 정확성을 높였다.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미국 SNL이 해당 사건을 풍자하다니, 완전 나라망신이다"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또 이번 사건은 성추행과 관련해 경찰 수사 중인 시점에 벌어진 일이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고위층 성접대’ 의혹 사건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본지 459호 참고) 그밖에 고위층이 한 성추행 관련 사건은 다양했다.

   
 
지난 해 박근혜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이던 당시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김형태 의원은 ‘제수 성추행 미수 의혹’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전격 탈당했다. 또 강용석 전 의원은 2010년 7월 아나운서지망 대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여대생 성희롱’ 논란을 일으켰다.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경기지사는 2011년 한 조찬회 특강에서 우리 역사에 나타난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예를 들며 “춘향전은 변사또가 춘향이 따 먹으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냐”고 말해 구설에 오른 바 있으며, 안상수 전 새누리당 대표도 2010년 걸그룹 멤버와 관련된 얘기를 하던 도중 “요즘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만 찾는다고 하더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최근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국회 본희의 도중 스마트폰을 이용해 ‘누드’ 사진을 검색해 보고 있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담겨 파장을 일으키고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윤창중 성추행 의혹 파문으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번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 문제는 국민과 나라에 중대한 과오를 범한 일로 어떠한 사유와 진술에 관계없이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사실 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서실 등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뿐만 아니라 모든 공직자들이 자신의 처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청와대가 향후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시 수행단의 업무와 관련된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끝난 뒤 실장 주재 회의를 잇달아 열고 '비서실 직원들에게 보내는 당부의 글'을 통해 이렇게 지시했다고 김행 대변인이 전했다. 허 실장은 "대통령께서 또 사과를 했다"며 이어 "향후 대통령이 중국 등 해외 순방을 가실 때 그 매뉴얼에 따라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해양과학대학 ㅈ학우는 “이건 국제적 망신이다. 국내에서 벌어지는 고위관계직 성접대 사건도 불쾌하게 바라보는데, 국외에서까지 성희롱 사건에 휘말리게 되어서 정말 창피하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때문에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실추되었고 정말 개념이 상실한 사람 처럼 느껴진다.”라고 비판했다. 자연과학대학 ㅅ학우는 “성희롱 당한 피해 여성이 그만둔다는 소식을 들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국제적인 망신과 더불어 한 개인에게도 못할 짓을 했다. 이번 일이 쉽게 묻히지 않고 비중 있게 다뤄져 전 대변인이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피해당한 여성도 보호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 풀리지 않는 의혹」,『네이버뉴스』2013.05.12

「朴대통령 "윤창중 사태 관련자들 응당한 책임져야"」,『이데일리』2013.05.13

「靑, '제2 윤창중' 방지 매뉴얼 만든다」,『네이버뉴스』2013.05.13

「朴대통령 "국민께 큰 실망 드린 점 송구"」,『연합뉴스』2013.05.13

「‘고위층 성접대’에 ‘윤창중 성추행’까지···끊임없는 성추문에 휩싸인 박근혜 정부」,『민중의소리』2013.05.13

김채영 기자

chaeyoung@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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