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불러온 ‘디지털 치매 증후군’
IT 기기 사용량이 많을수록 더욱 주의가 필요해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디지털 치매 증후군’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기억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가 근처에 없으면 불안을 겪는 증세를 포함하기도 한다. 즉, 질병의 개념보다는 사회학적 현상에 기반을 둔 용어이다. 지난 2018년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퓨 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은 95%라고 한다. 단순한 연락 수단이었던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디지털 치매 증후군’의 심각성이 논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어떻게 나타날까? 디지털 기기에 의존적인 태도를 보일 때 뇌의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보편적인 증상이며, 간단한 암산을 어려워하거나 가족의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를 예시로 들 수 있다. 박나현(국어국문학·19) 학우는 “간단한 계산을 할 때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빠르게 답을 찾곤 했는데, 그것 또한 디지털 치매 증후군을 유발하는 행동이라는 게 충격이다.”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한 「디지털 치매, 당신의 기억은 어디에 저장되어 있습니까?」에서는 ‘이제는 자신의 뇌 속에 저장하지 못한 내용은 컴퓨터의 저장소를 검색해서 끄집어내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은 기억보다 검색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역기능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 치매 증후군의 원인을 말함과 동시에 기억력의 퇴화를 염려하고 있다. 더는 기억할 필요가 없으니 뇌는 정보를 저장해두지 않고, 그것이 뇌의 퇴화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대 사회는 세부적인 내용을 기억해두지 않더라도 큰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그것이 기억력의 퇴화를 불러온다는 것은 생각해볼 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치매 증후군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이는 디지털 치매 증후군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독서나 공부 등 일상 속에서 암기 훈련을 하면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IT 기기의 과도한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 만약 이미 스마트폰에 중독된 수준이라면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규칙적인 운동 △암기하고 메모하는 습관 갖기 △자발적인 스트레스 관리 등도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급속한 기술의 발전으로 생활의 패러다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세탁기의 발명 이후 손빨래하는 사람이 뜸해진 것처럼, ‘디지털 치매 증후군’ 역시 변화의 일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사람은 IT 기기와 늘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상황을 유동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스마트폰이 아닌, 전원이 꺼져도 유지되는 지식이 아닐까? 혹시라도 스마트폰에 과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스스로 진단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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