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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열악한 환경 속 화마와의 싸움

현재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김수민 기자
- 11분 걸림 -
▲ 화재를 진압하려는 소방관의 모습 / 출처 : 네이버 포스트

  지난달, 강원도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인해 인원 9,283명, 헬기 14대, 소방차 522대, 진화차 162대가 투입되었으며, 수많은 소방관이 출동했다.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소방관은 시민을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거는 긴박한 상황에 놓이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 상황에 직면하는 소방관들에 대해서 최근 여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하루를 기준으로 화재는 총 76건, 구조는 488건, 구급은 4,636건, 생활안전은 476건 등 끊이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며 소방관은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또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의 5년간 소방공무원 사상자 현황은 총계 공상 2,042명, 순직 16명 등 절대 적지 않은 숫자이다. 그뿐만 아니라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이 발표한 바로는,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총 53명의 소방관이 자살했으며, 같은 기간 순직자는 19명이었다고 한다. 더불어 유사직종 중 소방공무원의 자살 발생률이 10만 명당 31.2명으로 가장 높았고, 퇴직 이후 평균 수명도 69세로 가장 짧았다. 이는 업무 특성상 화재, 유해물질 직접 노출 등으로 인한 화상, 폐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특정 질병과 부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른 올해 전수조사 결과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증 등 정신건강 치료·관리 필요 군이 전체 4만 8,040명 중 42.8%에 해당하는 2만 561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소방공무원에 대한 전문병원은 별도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며, 예산 부족으로 시·도에서 위임해 지역별 전문치료센터를 지정해 건강을 관리하도록 하는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전 소방관들의 사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와는 별개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작년 10월에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 소방관들이 영양균형이 맞지 않은 급식을 먹고 있다고 밝히며, 시도마다 지원하는 예산이 달라 식사의 질이 제각각인 상황을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월급에 포함된 식대(13만 원)를 각출해 조리를 담당해주는 계약 직원을 고용하지만, 자격증을 가진 전문 영양사가 아니다 보니 식사에서의 영양균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방관들은 365일 24시간 근무하지만, 조리인력의 개인 사정으로 급식이 운영되지 않은 날이 종종 발생하기도 했으며, 13만원의 식대를 하루 식비로 계산하면 4,200원꼴로, 보통 2끼를 먹는 소방관들에게는 굉장히 적은 금액이었다. 이처럼 고령층이 많은 지역의 소방서는 밥해줄 직원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 화재 진압 후 컵라면을 먹는 소방관 / 출처 : 데일리안 뉴스

 그렇다면 화재를 진압하는 장비는 잘 갖춰져 있을까? 소방관들의 장비는 항상 문제시됐던 고질적인 문제이다. 일선에 지급되는 소방 개인장비의 품질 기준이 낮아 사비를 들여 신뢰도가 높은 해외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 그리고 소화진압 과정에 필요한 중요 장비가 낡아서 화재진압이 불가한 일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시·도의 지자체에서 자금 부족의 이유를 내세우며 일방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소방서에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최근 들어 시민도 소방관들의 이런 불합리한 처지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고, 월급 인상과 장비 개선 및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등의 소방직 관련 국민 청원 및 제안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에 작년 3월에 소방청은 소방용품 형식승인 기술기준이 국제수준에 미치지 못해 신뢰성이 저하되고 소방산업 해외 진출에 장애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됨에 따라, 형식승인과 우수 품질 인증을 통합한 선진화 된 기술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하여 기술기준 개선 작업에 나서며 불량 소방용품 리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경보가 울려 출동하는 상황을 줄이고자 출동사례 조사, 실태점검 등을 통해 ‘비화재경보’에 대한 개선대책도 수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문호 소방청장은 지난 9일, “이제껏 소방업무 중 상당 부분이 국가사무인데도 지방 소방인력이 99%고, 지방예산이 95%라 국가에서 사실 내버려뒀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강원도 산불 피해 현황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소방업무의 국가 책임을 높여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정 청장은 현장 장비 부실 문제에 대해 소방안전교부세가 교부되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소방 인력·장비 확충 필요성은 다 느끼지만, 지방재정 자립도가 낮은 시도에서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를 낮게 가져간다.”며 “소방공무원 국가직 화를 통해 인건비를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면, 증원이 훨씬 더 수월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헬기 교체 계획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지원해 계속 노후 소방헬기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며 2023년까지 8대 교체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

 현 군산 소방서는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군산소방서가 지원받고 있는 것 중 불편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군산소방서는 전 직원 소방장비 보급이 되어 불편한 점은 없다. 하지만 인력 충당에 문제가 있다. 서울은 펌프차 1대에 운전원 1명, 경방 4명 (2인 1조 2팀)이 근무하는 데 비해 군산소방서에는 소방 관련 차 3대가 배치되어있지만, 1개 팀의 근무 인원은 6명뿐이다. 위험현장에서 자기방어를 위한 최소 근무형태인 2인 1조도 취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라고 답했다. 또, 소방서 일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과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엔 “개인적으로 여성편의시설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소방은 여성의 비율이 채 5%도 되지 않기 때문 같다. 여성전용 빨래 공간이 없어서 집에 가져가서 하고 있다.”며 여성편의시설이 부족한 상황을 말했다. 더불어 “소방의 국가직화는 절실하다. 모든 국민이 소방조직의 열악함을 알았고 처우 개선을 바라고 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화재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의 최소한 안전보장을 위해, 그리고 어디서나 차별받지 않는 소방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는 국민을 위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며 절실한 소방 상황을 말했다.

 

▲ 1인 시위 중인 소방관 / 출처 : 네이버 포스트

그렇다면, 소방관들의 대우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들어보았다. 박나현(국문학·19) 학우는 “소방관분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방관분들의 생명에 직접 영향을 주는 방화복조차 제대로 마련해주지 않아서 자신의 돈으로 사 입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하루빨리 근무 환경이 개선되어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서수경(국문학·19) 학우는 “소방관들에 대한 대우가 좀 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좋아진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지만,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하는 직업인만큼 더 나은 대우와 지원, 복지 등의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전주하(역사학·19) 학우는“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소방관이란 엄연히 공익을 위한 것이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직업인데, 현재 근무에서 나라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어쩌면 소방관이 위험을 당연히 무릅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역할’이라는 게 소방관들의 목숨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나를 도우러 오는 소방관은 모두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혹은 딸, 아들이다. 목숨을 걸고 화재와 싸워주는 만큼, 우리는 더욱 그들을 알아야 하고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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