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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과연 왕일까?

우리 사회에 팽배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갑질’에 대해

안혜원 선임기자
- 4분 걸림 -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용돈을 벌기위해 평일 혹은 주말에 시간을 내서 아르바이트를 하곤 한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로 그 많은 대학생들 중 하나이다. 일을 하게 되면 돈을 벌 수 있어서 좋겠지만 분명히 어떤 알바든지 힘든 부분은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문제가 있는데, 바로 ‘진상 손님’, ‘갑질 손님’이다. 전 국민을 한동안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땅콩회항 사건을 아는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하기시킨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 알게 모르게 자리 잡고 있던 갑질이 이슈화 되었다. 또한 이것은 아르바이트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겪는 문제이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사이트 알바천국이 지난 9월 전국의 20대 회원 10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르바이트생의 고충 1순위는 바로 '진상 손님의 갑질'이라고 한다. 이렇듯 갑질 문제가 우리 사회에 매우 만연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내가 겪은 진상 손님은 수도 없이 많다. 교환/환불 기간이 지났거나 영수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왜 교환 혹은 환불을 해주지 않느냐고 따지는 손님이 가장 많고, 포장을 모두 열고 뜯어보는 손님, 돈을 카운터에 던지듯이 건네는 손님, 다짜고짜 반말하는 손님 등 매우 많은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응해야하는 ‘을’인 나는 참고 견디며 모든 행동에 웃으면서 답할 뿐이다. 또한 그로 인해 돌아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오롯이 나의 몫이 된다.

 손님은 절대 왕이 아니며 알바생은 왕의 시종이 아니다. 아니,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된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문장은 오랜 기간 동안 서비스직종에서 철칙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그 태도는 온전히 종사자들만이 지닐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님은 당연히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제 더 이상 손님이 왕이라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다. 고객과 직원간의 관계는 ‘갑을 관계’가 아닌 ‘상호존중 관계’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현대사회는 여러 방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발전을 이룬 만큼 사람간의 거리는 멀어지고 이기주의가 사회에 팽배해 있다. 글을 마치기전에 이 글을 읽는 독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나 서비스직에 임하고 있는 사람들이 누군가에겐 소중한 자식이고 친구, 혹은 연인이며 그 누군가는 ‘갑질’을 하는 본인들에게도 해당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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