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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준 CJ대한통운 파업

편리함의 이면 아래 감춰졌던 노동인권

조아현 기자
- 5분 걸림 -

 

▲ 택배노동자 과로사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모습 / 출처 : 연합뉴스

  기술의 발달은 현대사회에 ‘편리함’을 가져다주었고,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구매하는 등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상과 맞닿은 산업 분야가 발달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택배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택배는 거리에 상관없이 물건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택배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존재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택배물량이 급증하면서 택배업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이 증가했고,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은 결국 지난 7월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CJ대한통운의 파업의 원인과 그 경위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열악한 노동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업무 시간은 평균 주 6일로 약 71.3시간이며, 하루 동안 정해진 배송을 완료한 후 추가로 택배를 분류하는 작업까지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그들의 업무 부담은 증가했고, 택배분류작업의 인력을 충원해 줄 것을 요구하며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익산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일동이 게재한 배송지연 관련사과문에 의하면, 택배 노동자들은 대부분 40도에 육박하는 작업 현장에서 냉방시설조차 없이 장시간 서서 택배 분류작업을 수행한다고 한다. 이들은 회사 측이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배송 지연이 길어질 수도 있으니 양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의 파업 이후, 롯데택배와 한진·로젠 등 대형 택배기업이 이에 공감하며 분류작업을 멈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파업에 동참하는 택배사가 늘어나자, 그 영향은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CJ택배 파업 끝났나요?”, “택배 언제 올까요?” 등의 글이 쏟아졌으며, 제때 물건이 오지 않아 회사에 직접 택배를 찾으러 가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몇 달 간의 씨름 끝에 정부와 택배사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파업이 일단락된 상황이다. 이들이 제안한 내용은 오는 중순까지 하루 평균 1만 명을 택배 분류작업과 배송에 추가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단기 아르바이트나 용달 서비스 종사자들을 현장에 투입 시킬 것임을 밝혔다. 이로써 추석 택배 대란은 피할 수 있었으나, 제도화되지 않은 임시적인 조치는 이후 또 다시 불씨를 피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이진(산업디자인학·20) 학우는 “지난달 주문했던 책이 일주일째 오지 않아 곤란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택배 파업은 우리 일상의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 이슈가 되었다. 이번 계기로 많은 사람이 그 이면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관심을 갖고, 휴일을 늘리거나 인력을 충원하는 등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파업은 가볍게 지나칠 문제가 아닌, 우리의 일상과 관련된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택배 시스템이 중단되자 많은 이들이 불편을 호소했고, 이는 택배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로 이어졌다. 그동안 우리는 편리함에 익숙해져 그들의 노고와 수고를 잊은 건 아닐까? 이번 기사를 통해 물건을 안전하게 배송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그들의 노고를 깨닫고,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하루빨리 개선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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