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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인상, 기사도 울상 시민도 울상

오히려 대리기사비가 더 효율적

김채영 기자
- 7분 걸림 -

이번 3월부터 전국적으로 택시비가 인상됐다. 전북역시 도내 14개 시ㆍ군의 중형택시(1천600cc 이상)이 지난달부터 기본요금이 16%가량 즉, 2200원에서 2800원 인상됐다.

이번 택시 요금 인상은 2009년 3월 이후 4년 만으로, 말하자면 연평균 4% 정도의 인상수준으로 유가 및 인건비 상승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월 28일 택시산업 발전 종합대책안`과 `택시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법안`에 대한 각계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열었지만 정부와 택시업계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토부가 내놓은 대책안으로는 크게 △택시 기본요금 인상 △야간 할증시간을 자정에서 10시로 앞당기는 것 △주말 할증제 도입 등이다. 이 밖에도 택시 기본요금을 오는 2018년까지 4천100원으로, 2023년에는 5천100원까지 올리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방안이 시행되면 요금 인상 효과와 더불어 할증시간 직전 승차 거부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택시기사들의 소득이 2013년 150만원, 2018년 200만원, 2023년 250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이 발표되자 시민뿐만 아니라 택시업계, 지자체까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택시업계를 위해 마련한 대책이 아니라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급히 내놓은 졸속안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부가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알아주고 유가지원 등의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의도”라며 “안그래도 비싼 택시비를 더 인상하면 누가 택시를 타겠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또 사회과학대학 ㄱ학우는 “택시는 원래부터 비싸다는 인식이 강해서 정말 급할 때만 이용했지만, 이번 정부의 택시 관련 방침을 보니 택시 타기가 더 꺼려진다”면서 “정부가 택시업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는 것 같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월급 기사들은 정부가 내놓은 택시 지원법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고 있다. 한 운수업체 소속 택시기사는 “정부가 기본요금을 2800원으로 인상해봐야 사납금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며 “법인들은 가스비 지원을 교묘히 줄이는 편법도 동원 한다”며 결코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택시 종합대책안은 시행되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지원 보전 폭 상향등의 근본 대책이 없는 현행 대책은 오히려 택시 업계를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택시산업 발전 대책안에는 정오부터 새벽 4시까지였던 할증시간을 밤 10시로 앞당겨 택시 할증 적용 시간을 확대하며, 주말 하루 종일 할증요금을 적용하는 주말할증제를 실시하여 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택시운전자 ㅇ씨는 “택시할증제가 도입된 이후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 같다”며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들도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벌이가 더 힘들어졌다. 장거리를 이용하는 손님들은 자가용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인문대학 ㅅ학우는 “이러한 택시관련 정책은 영세한 택시 기사들을 위함이 아니고, 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고위층의 배만 불릴 뿐이다”라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용석 국토부 대중교통과장은 “OECD 평균 택시 요금을 적용해 산출한 것으로 10년 뒤 요금 목표는 선진 5개국 수준”이라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계획된 요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주요 지역 택시비와 대리운전 비용을 비교해본 결과, 기본료가 오르고 택시요금 할증제가 확대될 경우 상당수 지역에서 대리운전을 이용한 이동비용이 택시비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가 시속 15㎞ 미만으로 운행할 때 거리에 시간 요금이 병산돼 계산되는 점을 감안, 지속적으로 시속 15㎞ 이상으로 운행한다고 가정했다. 현재 택시요금은 기본 2400원(서울 기준)으로 2㎞를 운행하고 이후 144m당 100원이 추가된다. 심야할증은 기본 요금에 20% 가산된다. 시계외 할증은 서울시 경계선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20% 요율이 적용될 예정이므로 장거리는 대리운전이용이 효율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경제운수산업연구실장은 “택시요금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대리기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하지만 대리운전은 틈새시장이기 때문에 수요가 느는 것에 따라 이용단가가 올라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ung@kunsan.ac.kr

 

*참고

「전북 중형 택시비 3월 1일부터 인상 전망」,『연합뉴스』2013.02.14

「택시타기 겁나시죠? 요금인상에 시민도 기사도 `울상`」,『경북매일』2013.03.22

「`택시 대책` 시민·업계·지자체 모두 반발」,『경북매일』2013.03.05

「택시 심야 할증 밤 10시부터… 주말에는 하루 종일 “뭐라고?”」,『동아일보』2013.02.28

「택시비 할증에 할증…일산사는 K씨는 차를 샀다」,『이데일리』201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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