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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학술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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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부족한 글을 가작으로 선정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시를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사건과 인물, 공간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이름이 잊히거나 처음부터 의미를 상실한 채 공존합니다. 그 사실이 너무 부끄럽고 안타까웠습니다. 부유하는 기억들의 조각을 모아 다시 한 번 섬을 이루고 싶었습니다. 땅에 고정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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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시 가작)

아우슈비츠   한 발짝씩 다가간다. 앞서나간 이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고기덩어리 목숨으로 건초더미마냥 쌓여만 갔다. 이곳은 요단강. 살아있는 목숨이 죄라면 죄. 죄는 죄로써 씻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손에 동전만한 기름덩어리 비누를 쥐어주고 몇 번째 죄인의 살덩어리련가 나 역시 누군가의 손바닥 속에서 공포와 환희와 의구심과 깨달음 앞에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든다. 샤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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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있는 친구 한 명이 꿈을 위해 모든 걸 포기했다. 내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후에 친구도 자극을 받았는지 직장을 그만두고 평생 꿈꿔왔던 빵 만드는 일을 배우겠다고 나섰다. 친구는 유기농 재료와 효모로 빵을 만드는 홍대 앞 빵집에서 일하며 배우는 중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 친구와 나는 동지다. 친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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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ME IN(평론 가작)

조경란의『식빵 굽는 시간』과「학습의 」 LET ME IN Ⅰ. 서론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리스트의 『Let Me In』이라는 소설이 있다. 뱀파이어 소녀와 소년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졌고, 곧 이어 미국에서도 제작되었던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소녀가 소년을 맞이할 때, 말하는 ‘Let Me in’이라는 말은 한국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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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문학적 기교가 뛰어나거나 유려한 문장이 돋보이는 글을 쓰기보다 이야기 자체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습니다. 인식을 전도시키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수사의 힘은 그 자체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처한 상황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먼저 이야기에 감동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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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言)의 기원(소설 당선)

말(言)의 기원   “몸에 열이 높고 혈압도 정상이 아니에요. 어제 체온이 급격히 내려간 것 같은데 아마 오랜 시간 그 상태로 지속돼 있었던 것 같네요. 침팬지가 영장류 중에서도 예민해서 온도에 민감해요. 인간으로 따지자면 몸살감기정도 걸린 거에요.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며칠간 잘 보살피고 푹 쉬면 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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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는 전화를 잘 받지 않는 편입니다. 늦잠에서 덜 깨지 않았더라면 오전부터 입이 찢어져라 웃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 이름이 불릴 때까지 감도 못 잡고 있다가 ‘군산대’를 듣고 설마 했고, 작품의 이름을 듣고 나선 갑자기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기분이었습니다. 정신없이 “감사합니다. 감사드려요.”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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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요짜요(소설 가작)

짜요짜요 곰팡이였다. 유난히 색이 예쁜 멍인 줄 알고 가만 놔뒀던 며칠 새 곰팡이는 제법 더 피어 있었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한참동안 겨드랑이를, 흐드러진 곰팡이꽃을 바라보다 조심스레 입을 벌렸다. 아아, 빠아? 아빠아……. 오소소 소름 돋은 혓바닥이 치열을 포근히 쓰다듬었다. 수줍음을 못다 감춘 목소리가 주황빛 화장실을 명명히 울렸다.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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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소나기   끝내 이루지 못할 사랑이었다면 가슴에 남는 것은 작은 흔적 하나   창밖에 소낙비가 내리어 마음에 남아 있는 아픔의 상처를 말끔하게 씻어 주었으련만   사랑을 받다가 얻은 상처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법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픔의 순간들을 저 쏟아지는 빗속에 묻어 두고 싶다.   다만 이 소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