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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교가 변경, 과연 이뤄질 것인가?

친일반민족행위자, 교가 인지도 등의 문제와 결부

송우석 기자
- 4분 걸림 -

 지난 3월 26일, 우리 대학 대외협력본부는 교가 변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우리 대학의 교가 작사자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시인 ‘서정주‘이기에, 친일잔재 청산의 당위성으로 인한 교가변경에 대한 여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친일잔재 청산으로 인한 교가변경 여론은 지난 몇 년간 다양한 교육권에서 여러 차례 언급돼왔던 사항들이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금 여론이 불거진 이유는 언급된 사항이 온전히 진행되지 못한 부분도 있고, 교가의 인지도가 낮아 학우들조차도 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교가 변경을 둘러싼 여러 문제의 세부내용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 문제로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작사자로 인한 친일잔재 청산 당위성’이 있다. 시인 ‘서정주’는 문체와 언어 감각이 유려한 문학인이지만, 반복성 친일행위로 인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선정되었다. 그 때문에 친일 성향이 작품 내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작사자의 행적으로 인해 우리 대학의 정통성이 흐려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 친일행위자 잔재 청산의 국민적 당위성 문제도 있기에 교가 변경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보였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로는 ‘교가의 인지도’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가는 학내 행사 혹은 수업을 통해 자주 불리곤 했지만, 대학교에서 교가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이로 인해 학우들은 대학 교가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학우도 존재할 것이다. 또한, 급변하는 시대 속 클래식 스타일의 교가는 다소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번 우리 대학의 교가 변경 여론조사에는 음악 장르 변경에 대한 항목도 기재되어있었다.

 대외협력본부 김주연 선생님은 “전국 여러 국립대 교가에 친일작사자가 참여한 경우가 많았기에 이에 대한 문제가 우리 학내에서도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라며 설문조사 실시 이유에 대해 언급하고, “기존처럼 3월 초에 개강하면 실시할 조사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조사도 연기됐다. 하지만 더 늦출 수 없었기에 4월 중에 진행하게 되었다. 결과는 이번 달 초에 발표 예정이고, 추후 진행 방향은 결과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며 추후 계획을 설명했다.

 교가 변경에 대한 여론은 친일 잔재 청산이라는 당위성이 있음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 이유는 친일적 성향 및 문체가 교가 내에서 보이지 않고, 문학가이기에 작품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이 반민족적인 성향을 띄지 않더라도, 분명한 건 제작자가 반민족행위자라는 것이다. 반민족행위자로서 교가를 바라봐야 할지, 문학가로서 교가를 바라봐야 할지는 학우들의 손에 달려있다. 설문조사는 오는 8일 마무리되지만 정당성, 당위성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는 교가 변경에 대해 앞으로도 많은 학우의 공론화가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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