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환자 가슴 만져 성추행혐의로 기소된 치료사 무죄 선고받아
2013년 성추행 혐으로 기소됐던 물리치료사가 현장에서 싫다는 의사를 표현하지 않다가 뒤늦게 고소한 피해자의 행동을 근거로 무죄 취지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치료사는 서울 한 한방병원에서 목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수기 치료를 하던 중 침대에 누워있던 피해자의 가슴을 수차례 만진 혐의로 2013년 기소됐었다. 1심과 2심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치료사를 허위 고소할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태도가 자연스러운 것도 이유가 됐다.
하지만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정식재판을 청구한 치료사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법에 환송했다.
대법원은 반대로 피해자 태도가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는 지극히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치료사의 추행을 그만두게 하거나 추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처치에 순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싫다는 의사조차 뚜렷하게 표시하지 않고 이틀 후에야 고소한 것은 통상 추행을 당한 30대 여성이 보일만 한 태도가 아니어서 추행이 실제 있었는지 강한 의심을 갖게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치료사가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그 진술에서 모순점을 찾기 어렵다”며 “피해자 진술만 믿어 강제추행을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에서 누가 승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물리치료사라는 직업을 이용해 성추행을 한 사람이나 성추행을 당하면서 거부하지 않고 뒤늦게 고소를 한 여성이나 두 사람 모두 잘못이 있다. 만약 피해자의 말이 진실이라고 해도 자신의 주장을 하지 못 한다면 위와 같이 억울한 피해를 당해도 감당할 수밖에 없다. 억울한 일을 당하기 싫다면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말하기를 바란다.
채진령 기자
01023401979@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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