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처음인 당신을 위한 도전! 자취요리
5천 원 이하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파스타
11월에 접어들며 추위도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날이 추워짐에 따라 따뜻한 국물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학로 근처 식당과 학식이 슬슬 질린다면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금 특별한 요리는 어떨까?
5천 원 이하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요리를 처음 하는 사람들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파스타, ‘봉골레 파스타’를 소개한다. 올겨울 사랑하는 가족,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집에서 우아한 식사와 당신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Spaghetti alle vongole (1인분 기준)
재료: ▲바지락 250g ▲스파게티면 120g ▲올리브오일 2Tbs ▲마늘 4쪽 ▲청양고추 0.5개 ▲청주 3Tbs ▲물 1L ▲소금 1Tbs
※ 1Tbs는 15ml로 일반적인 숟가락 기준으로 약 2큰 술.
가격: 약 4,500원(모든 가격은 2018년 10월 기준)
재료손질
바지락은 소금물에 해감해서 준비한다. 또는 모시조개를 사용해도 좋다.
마늘은 반드시 깐 마늘을 준비하여 요리 시작 전 다진다.
마늘의 맛을 내는 성분인 알리신(Allicin)은 매우 불안정하고 다진 후 생성됨으로 미리 다진 마늘은 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3. 청양고추는 씨를 제거하지 않고 잘라 사용한다. 페페론치노의 경우 약 3개를 손으로 으스러뜨린 후 사용하면 된다.
4. 청주는 백화수복이나 일본주, 혹은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면 된다.
일본주의 경우 SEN(350ml에 약 2,900원)를 추천하며 우리 대학 근처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까르타 비에하 샤도네이(750ml에 약 7,000원)와 페스티보 비앙코(750ml에 약 3,500원)를 추천한다. 화이트 와인 또한 우리 대학 근처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조리법
냄비에 물 1L에 소금 1Tbs를 넣고 완전히 끓여준다. 2인분 기준일 때도 물과 소금은 같은 양을 사용한다.
스파게티 면 120g을 넣고 잠시 뚜껑을 덮어 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뚜껑을 열고 가끔 저어주며 7분 간 끓인다. (일반적으로 봉골레의 경우 면은 스파게티나 링귀네를 사용한다.)
이후 면은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하고 올리브오일을 적당량 뿌려 건조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또한, 면을 끓이고 남은 물인 면수는 반드시 1컵 정도 보관한다.
4. 차가운 프라이팬 혹은 냄비에 올리브오일을 붓고 다진 마늘을 넣고 약한 불에 천천히 가열한다. 마늘의 일부가 황금빛이 날 때까지 약 3~5분 가열한다. 완전히 황금빛이 나면 이후 조개육수를 내는 과정에서 마늘이 타게 될 우려가 있다.
이를 소프리토(Soffroto)라 하는데 요리의 풍미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약한 불로 마늘, 양파 등 향을 내는 채소를 오래 가열해야 한다. 다진 양파를 넣는다면 오래 익혀야 하는 양파를 먼저 넣고 1분 정도 후 다진 마늘을 넣어 같이 가열하면 된다.
5. 바지락을 넣고 불을 센 불로 올린다. 청주 3Tbs를 넣고 청주가 약간 끓어오르면 바로 뚜껑을 덮는다. 이후 조개가 완전히 입을 열 때까지 약 1분~1분 30초 가열한다.
이를 인사포리레(Insaporire)라 한다. 조개는 충분한 육수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오래 익힐 시 조갯살이 질겨짐으로 최대한 빠르게 육수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6. 불을 중 약불로 낮추고 3에서 준비해둔 면을 넣고 면수 적당량(약 2Tbs)을 넣고 잘 섞어준다. 이때 파슬리가 있다면 넣어 향을 가미하는 것도 좋다.
이 과정을 에멀젼(emulsified sauce)이라 하며 소스와 면이 층을 나뉘지 않고 잘 섞이게 해주는 과정이다. 이때 약간의 올리브유를 넣어주는 것도 좋다.
7. 접시에 담아 마무리한다. 있다면 접시에 담은 후 바질을 넣어 향을 가미하는 것도 좋다.
숙련자를 위한 TIP
프라이팬은 일반 코팅 프라이팬이 아닌 스테인리스 재질 프라이팬이나 스킬렛(무쇠 프라이팬)을 사용하자. 프라이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전도율인데 코팅 프라이팬의 경우 열전도율이 현저히 낮아 재료의 충분히 가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스킬렛의 경우는 시즈닝(길들이기) 과정이 번거로워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의 구매를 추천한다. (약 2만원)
바지락 대신 모지조개를, 올리브 오일은 반드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다.
소프리토 과정 중 다진 양파를 먼저 1분간 익힌 후 다진 마늘을 가열한다.
인사포리레 과정 중 모시조개와 함께 반으로 가른 방울토마토를 약 4~8개 정도 추가한다.
파스타 면은 스파게티는 물론 링귀네, 페투치네, 카펠리니도 잘 어울린다. 각자 면이 적절한 식감이 있는 알 덴테(al dente) 상태를 만드는 시간이 다름으로 이를 유의하자. (일반적으로 스파게티는 7분이다. 이 시간은 에멜젼 때 익혀지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바질과 파슬리는 드라이가 아닌 생으로 사용하자.
홀 토마토나 토마토 퓨레를 첨가하면 특유의 감칠맛을 주며 특별한 느낌을 줄 수 있다.(Spaghetti alle vongole in rosso: 남부 캄파니아 방식)
특별한 당신을 위한 TIP
만약 요리를 즐기고 좀 더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면 요리에 대한 좀 더 전문적인 이해가 요구된다. 그 중에서도 식재료의 이해가 가장 기초적으로 필요하다.
1. 올리브 오일
올리브 오일은 산성(Acidity)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그 중 최고급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며 상대적으로 발연점이 낮아 튀김 등 고온조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엑스트라 버진의 경우 170~190도 정도의 발연점을 가지며 발연점을 초과할 경우 기름을 구성하는 글리세롤과 지방산의 연결이 손상되어 맛과 풍미를 해친다.
수비드(sous vide)나 소테(Sauteing) 등의 조리법을 제외한 프라이팬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조리 시 140~180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180도 이후부터는 가열 조리 중 발생하는 갈변 현상인 마이야르 반응으로 인한 열분해 작용이 일어나고 식품의 고유한 풍미와 향이 손실되고 쓴맛이 난다. 따라서 올리브 오일의 발연 여부를 확인하며 조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채소류
이탈리아 요리에서 주로 사용하는 채소는 마늘과 양파, 당근, 샐러리이다. 물론 토마토도 속하지만, 토마토는 생으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할 일은 거의 없으니 시판 토마토소스 퓨레나 페이스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채소는 마늘과 양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마늘은 알린(alliin)이라는 화합물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조직이 손상되는 정도에 따라 알리신(allicin)으로 변하며 마늘의 독특한 향과 풍미를 만든다. 따라서 손상 정도를 고려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가열 온도를 유지하는데 수분은 매우 중요한데 당근의 중심부와 양파는 매우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를 염두하여 소프리토 시간을 감안하는 것이 좋다, 또한 양파는 오래 조리할 시 카라멜화(Caramelization)가 진행되며 특유의 은은한 단맛을 발생한다.
3. 허브
허브는 향신료 중 잎을 사용하는 향신료를 말한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주로 사용하는 허브는 파슬리, 바질, 타임, 오레가노, 로즈메리, 타임 등이 있다. 이 중 오레가노와 로즈메리는 상대적으로 향이 강하고 지용성으로 소프리토 때 향을 가미해주면 향이 더 잘 퍼진다. 반대로 파슬리와 바질은 상대적으로 향이 약하고 수용성으로 모든 조리가 완료되고 난 후 가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외에도 스톡(stock)과 치즈의 종류와 용도, 육류와 가금류, 그리고 어패류의 특성, 소스에 대한 이해, 요리는 파면 팔수록 심오하고 범위가 넓다. 만약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면 레시피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조리법을 스스로 구상하는 것도 분명 좋은 취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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