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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그리고 축제, 그 현재와 미래

정은해 선임기자
- 5분 걸림 -

올 봄은 유난히도 천재지변과 기상이변이 많은 듯하다. 일본에서는 동북 지방의 대지진과 함께 지진해일까지 들이 닥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원전에서의 방사능 누출사고까지 일어나 이웃나라인 우리나라 사람들까지 불안에 떨게 하더니, 우리나라도 4월에 황사가 자주 발생하여 많은 이들이 고생을 했다. 하지만 올해도 이런 어려움을 뚫고 5월은 어김없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5월을 우리는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그 만큼 날씨도 화창하고 모든 사람들이 활동하기에도 가장 적합한 시절이란 뜻이다. 이렇게 좋은 시절을 반영하듯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도 5월에 몰려 있다. 이런 기념일이 몰려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이 좋은 시절에 가족들과 함께 뜻 깊고 보람찬 시간을 보내라는 뜻이 담겨있다. 대학캠퍼스에서도 5월을 그냥 보내지 않는다. 캠퍼스도 학내 가족들의 잔치를 갖는다. 우리 대학은 이 좋은 시절에 캠퍼스 가족들의 잔치인 ‘황룡제’라는 축제의 시간을 갖는다. 일년 중 으뜸의 시절에 학생들이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를 개최하다니 이 얼마나 멋진 조합인가?
축제를 알차게 보낸다면 우리 군산대 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축제에서의 환희와 낭만을 오래 간직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황룡제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학생들에게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그런 내용으로 진행되지는 않는 것 같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내용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주점이고, 비싼 출연료를 주고 외부에서 연예인을 초대해서 여는 공연이다. 축제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는 명목 하에 연예인을 불러다 공연을 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각 학과별로 주점을 열지 않는 예가 흔치 않을 정도로 대부분의 학과가 주점을 운영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학과 별로 주점을 운영하다보니 주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대부분이 그 학과의 학생들이다. 주점을 운영해서 학과의 살림에 보탬이 되겠다는 원래의 취지를 살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학과별로 주점에서 술을 먹다보니 술을 먹는 인원은 실제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늦게까지 술을 먹고 과음을 해서 구토를 하고 술주정을 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캠퍼스 곳곳에 나뒹구는 쓰레기는 그 부산물들이다. 이게 과연 대학의 축제의 모습인가 회의를 갖게 된다. 며칠 간 열리는 축제 기간 내내 밤마다 이런 모습이 연출된다. 이런 모습은 그 다음날의 낮 프로그램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을 연출한다. 우리는 과연 이런 축제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며 이 아름다운 5월의 나날들을 우울하게 보내야 하는 것일까?
축제가 축제다워지고 많은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추억 속에 간직하는 축제의 내용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축제 프로그램에서 외부 연예인들의 공연의 규모를 줄이고 주점도 몇 개의 학과에만 한정하여 열게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단대별, 학과별로 머리를 맞대고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축제 때에 올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학교 당국도 좋은 프로그램에 대하여 예산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공대의 로봇 경진대회, 자연대의 조리경연대회, 인문대의 학과별 연극공연 등의 단대별 프로그램, 음악과의 성악경연대회, 경영학부의 모의기업경영대회 등의 학과별 프로그램을 축제 때에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로봇끼리 자웅을 겨루는 모습, 싱그러운 오월 밤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화, 캠퍼스를 울려 퍼지는 ‘별은 빛나건만’...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이런 단대별, 학과별 특성을 살리는 프로그램들이 캠퍼스 곳곳에서 열린다면 평소 수업을 받으면서 학업을 쫓아가느라고 힘들어하던 학생들의 빡빡한 분위기 속에 짓눌려 있었던 캠퍼스가 축제기간만큼은 5월처럼 싱그러운 학생들의 웃음과 환호 속에 여유 있고 환한 웃음을 머금지 않을까?
계절의 여왕 5월에, ‘황룡제’라는 이름을 걸고 21세기를 이끌어 나갈 우리 대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에서 선보이는 학문과 재치와 예술이 어우러진 멋진 프로그램들의 향연! 이런 축제가 열리는 날, 학생들은 축제를 진정으로 즐길 것이고 영원한 추억거리로 간직할 것이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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