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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해야 할 행동, 내뱉은 말을 입 속에 넣는 것

이주영 기자
- 4분 걸림 -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리고 신뢰는 도미노와 같이 하나하나 세워서 완성해내기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단 하나의 실수만으로도 쉽게 무너져버리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신뢰를 얻고 잃기는 ‘말’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고사성어 ‘식언(食言)’을 읽어봄으로써 자신의 언어생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식언(食言)이라함은 “한번 입 밖에 냈던 말을 다시 입 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반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 은나라 탕왕이 하나라 걸왕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을 때 모든 사람에게 신상필벌의 군규(軍規)를 강조하여 맹세한 말이다. 그는 공을 세운 자에게 큰상을 주고, 명령을 거역하는 자에게는 일족을 멸하겠다고 하면서 “나는 내가 한 말을 다시 삼키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군사들의 신뢰를 얻었다.
어떤 사람들은 가벼운 말실수로 신뢰를 얇은 얼음장으로 만들고 다닌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약속을 하거나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흔쾌히 승낙하는 등 그 순간에는 당사자로 하여금 감동을 주지만 정작 쉽게 잊어버린다. 즉 식언(食言)의 본보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꼴이다. 때문에 그들의 신뢰는 멀리서 봤을 때는 그 두께가 두터워 보여 가보지만 막상 가보면 쉽게 산산조각 나버린다. 이와는 반대로 어떤 사람은 실천을 통해 신뢰를 묵직한 금으로 만들고 다니는데, 이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고 그들의 말 한마디는 금처럼 무게가 있고 찬란한 빛이 난다. 때문에 그들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귀중하게 여기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한이 있더라도 꼭 지키려고 한다. 이들이야말로 자신이 한 말을 주워 담지 않는 사람이다.
평소에 우리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쉽게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아무리 쉽게 내뱉고 잊어버린 말일지라도 상대방은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한다. 그 말 한마디로 인해서 친구들과의 우정에 금이 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관계 전반에서 신뢰 또한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의 신뢰는 무엇으로 이뤄졌는지 생각해보자. 대부분 쉽게 깨져버리는 얼음장이지 않은가? 사람마다 물론 정도가 다르겠지만 식언(食言)하지 않고 지금부터 본인의 신뢰를 좀 더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물론 그 과정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 끝에는 자신의 어려움이 닥쳤을 때에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도움의 손길을 비롯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인간관계가 따를 것이다.
 

이주영 기자
tardis123@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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