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 고운 말 2학기-4
여러분 중간고사 시험 좋은 결과 얻으셨는지요? 중간고사도 지나고 나니 이제는 2학기도 얼마 남지 않은 느낌입니다. 공기도 차가워져서 이제는 내륙에서는 심심치 않게 영하로 떨어졌다는 뉴스도 접할 수 있습니다. 한 해의 일들을 서서히 정리하며 좋은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달려온 ‘바른 말 고운 말’도 이제는 몇 회가 남지 않았네요. 저도 좋은 내용으로 ‘바른 말 고운 말’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많은 이들이 쓸 때 혼동을 일으키는 ‘못 쓸’과 ‘몹쓸’. ‘돌부리’와 ‘돌뿌리’의 쓰임 및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못 쓸’ / ‘몹쓸’
“그 사람은 참으로 몹쓸 / 못 쓸 사람이었구나.”
“몹쓸 / 못 쓸 물건은 모두 버려라.”
위의 두 문장에서 ‘몹쓸’과 ‘못 쓸’ 중 맞는 표현은 어느 것일까요? 첫 번째 문장에서는 일반적으로는 ‘몹쓸’이라는 표현이 맞는 표현이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못 쓸’이 맞는 표현입니다. 왜 그렇게 될까 하는 의문은 여러분이 아래의 설명을 찬찬히 읽어 가다보면 자연히 풀리게 될 것입니다.
우선 ‘못 쓸’과 ‘몹쓸’의 의미의 차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못 쓸’은 하나의 단어가 아닙니다.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 ‘못’에 동사 ‘쓰다’의 관형형 ‘쓸’이 이어진 표현입니다. 이런 연유로 ‘못’과 ‘쓸’을 붙여 쓰지 않고 띄어 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 뜻은 ‘사용하지 못할’이 됩니다. ‘몹쓸’은 ‘악독하고 고약한’이란 뜻을 가지는 관형사입니다. 이 표현은 한 단어이기 때문에 띄어 쓰면 안 됩니다.
이제 다시 문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첫 번째 문장에서는 화자가 ‘그 사람이 참으로 ‘악독하고 고약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 사람은 참으로 몹쓸 사람이었구나.”라고 써야 맞는 문장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드물기는 하지만 ‘어떤 일에 투입해서 쓰지 못할 사람’이란 의미로 쓰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미로 쓰인다면 “그 사람은 참으로 (그 일에는) 못 쓸 사람이었구나.”가 맞는 문장이 되겠지요.
두 번째 문장은 물건에 대한 것입니다. 물건은 감정이 없기 때문에 물건에 ‘악독하다’란 표현을 쓸 수는 없겠지요. 따라서 이 문장은 ‘사용하지 못할’ 물건을 모두 버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니까 맞는 문장은 “못 쓸 물건은 모두 버려라.”가 되는 것입니다.
‘돌부리’ / ‘돌뿌리’
“오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어.”
“아이들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돌부리’와 ‘돌뿌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두 개의 표현 중 어느 것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원을 잘 모른다면 ‘돌뿌리’가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발음을 [돌뿌리]라고 할 뿐만 아니라 나무의 뿌리가 지상으로 나온 부분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돌부리’가 맞는 표현입니다. 이 표현은 ‘돌’과 ‘부리’가 결합되어 하나의 단어가 된 경우입니다. 이때의 부리는 ‘물건의 뾰족한 부분’을 이르는 말인데 이는 비유적인 의미이고 ‘부리’는 본래 ‘새나 짐승의 길고 뾰족한 주둥이’를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돌부리’는 ‘땅 위로 내민 돌멩이의 뾰족한 부분’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위의 두 문장에서는 모두 ‘돌부리’를 써야 맞는 표현이 됩니다.
오늘은 ‘못 쓸’과 ‘몹쓸’의 차이 및 쓰임, ‘돌부리’와 ‘돌뿌리’의 차이와 맞는 표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른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을 가지고 여러분과 다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