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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엔딩

김지환 선임기자
- 4분 걸림 -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 노래 가사 중 한부분이다. 요즘 길거리를 걸어 다니거나 TV, 라디오를 통해 우리가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이다. 이제 ‘벚꽃 엔딩’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의 계절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상징적 의미로 변해가고 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로 데뷔한 버스커버스커 그룹은 2012년 3월 ‘벚꽃 엔딩’이라는 노래를 발표하며 한동안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해 이맘때에도 발매한 지 1년이 지난 ‘벚꽃 엔딩’이 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화제의 노래로 떠올랐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다가오니 ‘벚꽃 엔딩’은 음악차트 10위권 안으로 진입해 다시 한 번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벚꽃 엔딩’이 매년 봄이 되면 벚꽃보다 먼저 우리에게 찾아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노래 가사와 멜로디, 보컬의 음색이 봄의 분위기와 잘 맞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봄과 맞물려 발매된 ‘벚꽃 엔딩’이 사람들에게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최근에 수업 중에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요즘 학생들은 동기나 선후배들과 추억이 별로 없죠? 옛날보다 대학생활 동안 친구들과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거나 추억을 쌓는 기회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라고 말이다. 생각해 보니 대학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많지 않았다. 추억을 많이 쌓은 학우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딱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별로 없을 것이다.

예전에 비해 학우들이 대학생활 동안 많은 추억을 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건대 학우들의 인간관계가 주로 SNS나 메신저를 통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SNS나 메신저는 직접 만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점점 줄어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대학생활 동안 친구들과 기억에 남는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방해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대학생활이 너무 바쁘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시험공부, 자격증 시험 준비, 취업준비, 아르바이트 등 하루하루를 바쁘게 지내고 있다. 하루를 쉴 틈이 없이 보내다 보면 친구들과 만나는 수의 빈도가 낮아질 수밖에는 없다. 또한 점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과 식사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여가시간도 자신한테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학생활 동안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남기기 어렵게 된다.

대학생활 동안 학업성적과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게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대학생이 되면 각자 친구들과 해보고 싶었던 로망이 있었을 것이다. 올해 남은 대학생활 동안은 조금만 여유를 갖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아보는 것이 어떨까. 해마다 사람들 속에서 ‘벚꽃 엔딩’이 회자되는 것처럼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우리들만의 ‘벚꽃 엔딩’을 만들어 보자.

편집장 김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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