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복지의 시대, 사회복지사에게 복지를

- 5분 걸림 -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필자에게 올해 들어 접하게 된 뉴스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 중의 하나는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의 연이은 자살사건이었다. 보도된 바와 같이 올해 들어 주민자치센터에 근무하는 3명의 사회복지 공무원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업무과중을 이유로 연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회복지 일선 현장에서 고통스러워하다 스스로 생을 접은 동료 사회복지사들에게 우선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 사건이 보도된 직후 사석에서 만난 타 전공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작 복지가 필요한 사람은 사회복지사네”라는 반응이었는데, 이 말은 여러 날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자에게 어떤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순직을 계기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일선 주민센터의 사회복지 공무원은 노인과 장애인, 아동 및 영유아, 청소년 관련 업무 등 거의 모든 세대와 기초생활수급자 및 한부모가정, 차상위계층 관련 업무를 맡는데 보통 적게는 1천여건의 사례에서부터 많게는 2천여건의 사례를 맡는다고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사회복지정책이 급격히 확충되면서 각종 복지사업의 규정과 행정 업무들도 세분화되고 복잡해져 사회복지 공무원의 업무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주민들의 권리의식도 신장돼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급증하면서 자연적으로 불만도 증가했다. 이러한 불만은 종종 사회복지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형태로까지 악화되고 있다. 복지국가다 보편적 복지다 하면서 유행어처럼 번지는 복지의 시대에 이처럼 일선 사회복지공무원들은 거꾸로 복지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비단 사회복지 공무원에만 한정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인 분야가 보건복지서비스분야 노동시장이었다. 이 기간 보건복지서비스 전체 종사자가 74만명에서 140만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이는 4대강 사업에도 불구하고 7만명이나 감소한 건설업이나 9만명 정도의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제조업분야와 비교해 놀라운 성장률이라 할 수 있다. 경제 위기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는 이처럼 실제 복지 노동시장을 대폭 증가시킨 것이다. 언뜻 보면 복지와 고용이 접목된 매우 환영할만한 결과이나 그 속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이 기간 증가한 보건복지분야의 노동시장은 주로 영세 민간업체들에 의해 운영되는 형태여서 인력들의 상당수는 저임금 비정규직들이었다. 때문에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률의 경우 보건복지서비스분야 임금률은 타 분야에 비해 5년간 현격한 감소세를 보여 가뜩이나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시장에서도 주변부를 차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런 현실에서 복지노동을 하는 그들에게 정작 복지는 요원한 허상일 것이 자명하다. 공공영역이나 민간영역이나 할 것 없이 사회복지사들의 위치는 이처럼 위태롭고 불안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며칠전 3월 29일은 제 7회 ‘사회복지사의 날’이었다. 연이은 비보와 함께 맞게 된 이 우울한 사회복지사의 날에 가장 복지가 필요한 사람 중의 하나가 사회복지사라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이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