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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배소연 기자
- 1분 걸림 -

불면증

                                               국어국문, 4 이다솜

꿈틀 꿈틀 심장을 비집고 녀석이 올라온다.
수면 위로 물고기 사체들을 끌고 떠오른 기름띠처럼.
녀석은 가슴 한켠의 정체모를 사체들을 끄집어낸다.

밤은 눈을 감으라고 찾아오지만,
녀석은 그 밤에 눈을 뜬다.

다만 밤이 무서워 그러리라, 자신을 위로하며
눈을 감고.
똑. 딱. 똑. 딱.
시계 소리를 듣는다.
심장도 그에 맞추어.
똑. 딱. 똑. 딱.
저 시계 소리가 멈추면,
내 심장 소리도 멈추겠지.
아니,
심장 소리가 멈추어야,
저 시계 소리가 멈추는 것인가.
고개를 반대로 눕혀본다.
귀찮은 시계 소리를 멈출 방법을 생각한다.
아무래도 심장을 멈추어야 할 것 같아
숨을 참다,
시계의 건전지를 빼 버린다.
고요하다.
아니, 자세히 들어보니
숨소리가 살아있다.
제길,

눈 감으라고 찾아온 밤.
낮 동안의 사체들이 깨어나,
눈 감지 못하는 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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