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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지 않는

안영태 기자
- 5분 걸림 -

총학생회. 지난 호 황룡담에서는 소통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고 신뢰를 잃어가고만 있는 ‘더하기 총학생회’를 비판했다. 그들의 내부 사정을 알았더라면 지난 호 같은 글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오는 24일 있을 선거와 관련해 전 부총학생회장이자 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김민제 학우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총학생회 관련 인터뷰를 위해 이민우 회장 일정을 물어본 적이 있다. 이민후 회장은 자신도 연락이 잘 안 된다는 답을 받았다. 평소 본지와의 연락이 잘 안 된 부분이 있었지만 이를 차치하더라도 부총학생회장이었던 그와 연락이 안 된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 황당했던 부분은 현재 사무국장이 없다는 것이다. 사무국장은 전반적인 행정업무를 도맡는 장이다. 행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총학생회에 사무국장이 없다니.

‘2015 더하기 총학생회’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중심인 회장은 수십 통의 전화에도 연락이 되지 않고, 부회장은 선거관리위원장으로 나서야 해서 사퇴를 하고, 사무국장은 있지도 않았다. 내부에서 조차도 소통이 안 되는 어떻게 학생들을 대표해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대학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이기에 임원만의 문제라고 치부 할 수는 없다. 그들을 뽑기만 한 학우들도 문제가 있지만, 선거를 관장하는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도 문제가 있다.

우선, 선관위 구조상의 문제이다. 선관위가 총학생회 활동 자체를 방해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열린 선거에서는 총학생회 회장이 사퇴를 하고 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 이번년도에는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위해 끝까지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그러라고 뽑아준 것이다. 그런데 임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총학생회의 임원이 현 총학생회의 업무에 차질을 주면서까지 다음 선거를 위해 사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우습기만하다. 다음 총학생회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

둘째로 추천제도를 제대로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추천제도는 선거세칙 3장 제 15조에 근거한 제도로, 일정한 수의 회원(재학생) 추천을 받아야만 피선거권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 제도가 단순 서명을 받기위해서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서명을 받는 이유는 출마하고자 하는 학우가 자격이 있는지 심사하기 위한 단계이다. 그리고 그 자격을 유권자는 공약으로서 판단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공약에 대해서 물어보면 “규정 상 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서로 대면하는 기회가 많지 않음에도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만든 허울뿐인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세 번째로 선관위의 정보 공유능력의 부족이다. 선관위는 출마자들의 부정선거를 막는 동시에 유권자들에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선관위 결성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는 “자원하는 일반학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관위 공지는 오프라인과 총학생회 홈페이지,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학교 홈페이지는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운영되는 홈페이지의 선관위 공지 게시판에는 게시된 글이 하나도 없으며 페이스북은 2일 이후 올라오는 게시물이 없다. 입후보자와 선봉장에 대한 차이도 알 수 없다. 누가 출마했는지는 오프라인을 포스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

제대로 된 총학생회를 뽑기 위해서는 선관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관위의 여러 가지 문제는 학우들이 제대로 된 선택을 하지 못하게 피해를 주고 있다. 선거는 1년이 걸려있기에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선관위는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여 폐단을 고쳐야 한다. 이는 학우들과 소통하는, 2016년 학우들을 대표하는 중앙자치기구, 단과대학 대표들을 뽑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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