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

1979년 3월 창간 이래 33개 성상을 이어온 군산대학 신문은 이제 어엿한 장년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무릇 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이야기할 때 시심치 않게 등장하는 말이 정론직필(正論直筆)이다. 올바른 논리(正論)와 곧은 붓(直筆)으로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겠다는 언론의 자세를 간결하게 설명하는 말이다. 이 때문에 국내의 많은 언론사들이 그들의 사훈으로 삼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대학 신문은 학내의 이러저러한 정보를 공유하여 자연스럽게 여론을 형성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명실상부한 학내 언론기관이다. 오래 전 대학은 불의에 맞서 싸우는 사회정의의 마지막 보루임을 자처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암울했던 시절 대학신문은 사회의 기성 신문이 담지 못했던 민심을 담아내는 정의의 파수꾼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대학 언론에 몸담았던 많은 사람들은 현실의 권력 앞에 굴하지 않는 결기를 보이다가 힘겨운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 
  사회상의 변화와 함께 대학 신문의 역할도 변하였고, 그에 따라 신문이 다루는 기사의 내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민주화의 물결과 함께 대학신문의 강경한 현실참여 논조가 점차 약해져 가면서 그 빈자리에는 살벌한 정치적 이념보다는 학생 복지나 보람찬 대학생활을 위한 유익한 정보 등을 다루는 부드러운 기사들이 채워졌다.
  최근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하여 시시각각으로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는 지구촌의 시시콜콜한 일들까지도 실시간으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정보 홍수 속에서 대학신문은 스스로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애초부터 대학신문이 세상의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는 기능 보다는 대학구성원의 공통관심사를 다루어 학내의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것이 고유의 임무였고 그 임무는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소멸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오히려 분분하게 흩어지기 쉬운 우리의 관심을 한데 어우러지게 하기 위하여 이전 보다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최근 우리 대학은 안팎으로 여러 가지 위기와 위협에 직면해 있고 그로 인하여 구성원들의 의기는 많이 꺾여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 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바람직한 대학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신문 다시 말하자면 보고 싶어 하는 신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신문이 다루는 기사는 학내 구성원의 공동의 관심사이거나 독자층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시각에서 대학사회를 바라본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대학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유용한 수단의 기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첨단 정보기기의 보급 확산에 따라 신문의 정보 전달 기능은 점차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대학신문은 단순한 정보 전달 매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여론 창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학신문의 독자층이 주로 우리대학의 구성원 특히 학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학신문은 건전한 대학문화를 만들어가는 선도자의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사회는 다양성 면에서 일반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지만 구성원의 대부분이 아직은 학문에 전념해야 할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일반 사회와 구별된다. 기성세대들을 중심으로 하는 일반 사회의 문화와는 또 다른 대학 고유의 특색 있고 바람직한 문화를 창조해 나가는 조력자 역할은 당연히 대학신문이 맡아야할 임무이다. 
  최근 대학사회 안팎으로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시기에 올바른 논리(正論)와 바른 붓(直筆)으로 대학사회의 정체성과 대학문화의 다양성을 지켜내는 소중한 기구로서 군산대학신문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 모두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볼 때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