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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46용사들을 기리며

정은해 선임기자
- 3분 걸림 -

1년 전 3월26일 밤 9시22분, 평화로운 토요일밤 전국은 대지진을 맞은 듯 큰 충격의 휩싸이게 되었다.
서해 백령도 서남방 2.5km해상에서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의 잠수정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어뢰에 폭침을 당해 허망하게 침몰하고 만 것이다.
이 폭침사태로 젊은 해군장병 46명이 칠흙같은 어둠속에서 생존을 부르짖으며 온몸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속에 차디찬 바닷물을 부여잡으며 산화했다.
국민들은 천안함 선체를 끌어올리는등의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는 장면을 지켜보며 생존자가 계속해서 나오기를 간절히 염원했지만 가족의 품에 안겨 안도의 눈물을 흘린 이는 58명에 불과했고 승조원중 6명은 끝내 찾지 못해 깊고 찬 바닷속에서 잠들게 되었다. 끝까지 살아서 돌아오리라는 가족들의 절규어린 믿음을 들으니 정말 가슴이 아렸다. 그로부터 1년, 백령도에는 새로운 봄날이 찾아왔고 1년전 참혹한 현장은 망망대해에 묻힌 듯 거짓말처럼 평화롭기만 하다. 그러나 지난 1년은 우리 모두에게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승조원과 그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가 천안함 사건의 포로가 됐다. 나라를 지키고 오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돌아선 아들은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차디찬 주검으로, 아니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1년이 지났지만 부모들은 아들의 죽음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바다에 묻힌 아들을 가슴속에 영원히 묻지 못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통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북한 어뢰정 소행이라는 정부의 진상 조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북한으로부터 사과의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1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사과는 커녕 북한은 천안함 침몰 사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평도를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했고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는등 2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한 주민 대부분이 피난을 가는등 연평도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어디부터가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다시는 이런 아픔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경계를 철저히 하고 안보의식을 고취해야 한다.아직도 백령도 앞바다 한가운데에는 천안함 46용사의 눈물이 남아 있을 것이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아무런 남긴 말 한마디 없이 화사한 봄날같은 젊음을 뒤로하고 저 깊고 어두운 백령도 해저에 묻힌 46명의 젊은 영웅들의 충정과 고귀한 생명은 이 세상이 끝날때까지, 바닷물이 마를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하고 싶다
지금도 차갑기만 한 백령도 앞바다에는 46용사가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살아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조국의 아들 46용사여 부디 영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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