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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잠을 자고 꿈을 꾸자

김태경 기자
- 6분 걸림 -

여기 시험 전날 밤, 다른 선택을 한 두 학생이 있다. 시험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해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는 A는 차라리 밤을 새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 B는 시험을 앞둔 부담으로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다음 날 낮에 있을 시험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들의 서로 다른 선택이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지 가히 짐작된다. 맑고 또렷한 정신을 가지고 시험에 집중한 이가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같다. 그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낮에 할 일을 밤을 새워서 하고 다음날의 낮은 허투루 보내느냐, 밤을 온전히 회복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아 다음날의 낮도 활기차게 보내느냐에 대한 선택을 우리는 매일 밤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과제, 시험공부, 아르바이트 등으로 인해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지지 못한다고 한다. 낮에 다 하지 못한 일들이 그들의 밤에서 숙면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밤이면 밤마다 깨어 있는 습관 때문에 낮과 밤의 구분이 애매해졌다는 말도 있다. 으레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드는 것이 일반적인 생활양식이지만 이와 같은 바른 생활을 하는 것조차 힘들 만큼 학생들의 생활이 너무 바쁜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졸음을 쫓고 밤을 지새우기 위해서 마시는 음료가 등장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에너지 드링크에 비타민과 이온 음료, 커피 가루, 숙취 해소 음료 등을 섞어 만든 ‘붕붕드링크’라는 이름의 음료가 그것이다. 붕붕드링크는 주로 장시간 공부나 노동으로 밤샘이 잦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SNS를 통해 자신만의 제조법을 공유하기도 한다니 확실히 유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같은 고카페인 음료를 과다하게 복용하면 집중력 저하, 불면증, 신경과민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정청과 여러 언론에서는 “탄산음료, 전해질 음료에 카페인이 섞이면 이온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는데, 장기 복용 시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서 신장이 망가지고 뇌기능에도 문제가 생겨 우울증은 물론 강직성 경련으로 인한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복용을 자제할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이토록 많은 위험과 우려 속에서 무리하면서까지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는 이들의 생활이 염려된다. 수면부족에 더해 이러한 음료의 잦은 복용까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몸에 부담이 되는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가중하는 것은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체력의 손실과 건강의 악화가 우려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밤을 새우는 것이 몸에 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그대의 낮이 소중하듯 밤도 소중하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꿈을 꾸지 않는다면, 낮이 되어도 꿈을 이룰 수 없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하루 이틀 밤을 새우며 잠을 잊는 생활을 반복한다면 오늘은 그럭저럭 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곧 다가올 미래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옛 성현의 말씀에도 ‘과유불급’이라 했으니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꼭 필요한 일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좋으나 꼭 필요한 일을 위해 또 다른 꼭 필요한 시간을 빼앗지는 말아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잠’은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자연 속으로 시선을 돌려 누에를 생각해보자. 누에는 성장하기 위해 허물을 벗는다. 그런 누에가 허물을 벗기 전에 뽕잎을 먹지 않고 잠시 쉬는 시기가 있다. 이것을 가리켜 ‘잠’이라고 하며, 이 시기에 겉껍질 안쪽에 새로운 겉껍질이 생겨, 허물벗기 준비를 한다. 그렇게 누에는 잠자는 동안 몸속에서 새로운 피부를 만들고 허물을 벗을 준비를 한다. 누에가 잠에서 깨어나 허물을 벗으면 거듭난다고 할 수 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잠을 자지 않고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오늘도 낮과 밤의 구분 없이 바쁜 그들이 그만 낮의 피로를 내려놓고 또 다른 낮을 기다렸으면 한다. 밤을 낮 동안에 지친 심신에 대한 회복의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아무래도 차가운 조명보다는 따뜻한 햇빛이 청춘에게 더 잘 어울린다.

김태경 기자

thankstk1202@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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