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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지유정 편집장
- 4분 걸림 -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지난 1월,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라는 제목으로 발매된 투어스(TWS)의 노래 중 가사 일부분은 4월의 중순이 되어가는 필자의 상황에 딱 맞는 가사로 느껴졌다. 4월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다가온 여러 만남이 모두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월, 4월은 나에겐 참 많은 첫 만남이 있었다. 3월 중순부터 모집했던 언론사 수습기자들을 만나는 첫 만남이 몇 번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연도, 얼굴도 모르던 수습기자분들과의 면접, 수습기자분들과 나의 첫 만남은 정말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더 멋진 편집장으로서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긴장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수습기자분들의 모습에 덩달아 긴장에 자기소개를 버벅거리며 끝내버려 첫 계획부터 무너지게 된 만남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첫 번째 계획부터 무너지게 된 면접은 질문을 하는 내내 입이 바짝 말라 버벅댐의 연속이었던 면접으로 끝내게 되었다. ‘지적이고 멋진 편집장’이 되고 싶었던 나는 ‘버벅거리는 편집장’으로 기억에 남았을거란 생각에 이불을 뻥뻥 차기도 했다. 3월 내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첫 만남을 진행한 나는 모두가 합격해 모이는 첫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야 했다. 교육 자료를 가져가야 했지만 시간 계산을 잘못해 지각해 버린 순간, 다시금 귀에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라는 가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나는 3월, 4월의 첫 만남들이 모두 계획대로 되지 못해 어렵고 어려운 첫 만남을 경험했다.

4월 중순을 지나는 지금, 학우들은 3월의 첫 만남이 계획대로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처음 건네는 말을 계획대로 건넸는지, 대화는 생각한 것처럼 되었는지 말이다. 만약 필자와 같이 계획대로 되지 못한 첫 만남에 홀로 슬퍼하진 않았는가? 그렇지만 주변을 바라보면, 계획대로 되지 못했던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살아내고 있는 자신이 있을 것이다. 첫 시작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세상이 무너지고 앞으로의 미래가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다는 것이다. 어두운 밤이 삼킬 듯한 상황 속에서도 새벽은 찾아오는 하루처럼 말이다.

첫 만남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슬펐다면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는 새로운 계획으로 다시 시도해 보면 점점 쌓이는 순간들이 모여 커다란 결과물을 낼 것이다. 물론, 나도 첫 만남에 버벅거리고 머뭇거렸던 편집장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8개월의 시간 동안 차곡차곡 계획을 실행하고, 함께 순간들을 쌓아 올려 헤어짐의 순간에는 1년간의 멋진 결과물을 바라볼 수 있는, 그리고 그들에게 내가 그려왔던 ‘멋진 편집장’으로 남고 싶은 것이 지금 ‘첫 만남이 어려웠던 편집장’의 마지막 계획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우 중 여전히 첫 만남의 어려움에 빠져 후회하고, 슬퍼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학우들이, 혹은 그랬던 경험이 있었던 학우들이 있는가? 그런 학우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걱정하지 마라!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이 순간이 결과를 망친 것이 아니라, 이 순간이 당신의 큰 계획을 실현하는 한 과정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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