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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토종 OTT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넷플릭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김현수 수습기자
- 4분 걸림 -

지난 12월 5일, 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이하 OTT) 티빙과 SK스퀘어의 웨이브가 합병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는 국내 OTT 업계가 글로벌 OTT의 공세와 제작비 부담으로 인해 적자 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사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국내 거대 토종 OTT의 탄생 가능성과 함께, 글로벌 OTT와의 경쟁 가능성을 제시했다. 합병을 통해 월간 사용자가 약 9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거대 토종 OTT가 등장할 수 있으며, 이를 계기로 토종 OTT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점쳐짐으로써, 경쟁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OTT가 지금까지 보여준 영향력으로 인해, 대항마가 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이 함께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올해 3분기 가입자는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면서 매출액은 저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85억 4,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 늘어난 19억 1,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역시 1,137만 명으로 집계돼 국내에서도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반면, 앞서 말했듯이 국내 토종 OTT의 영업손실은 더욱 커졌다. 티빙, 웨이브는 지난해 각각 1,192억 원, 1,2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보다 56%, 218% 증가한 수치이다. 이렇게 국내 OTT 업계가 적자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OTT들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대항마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건재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거대한 투자비를 이용한 질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생성이 가장 큰 이유로 떠오른다. 하지만, 국내 OTT 업계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제작 포맷에 부담감을 느껴 생존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 중이다. 국내 MAU 1위를 기록 중인 ▲티빙은 내년 1분기 국내 OTT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다. 또한, 기존 제공하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전면 무료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웨이브는 최근 SNS 등에서 ‘요즘 넷플 말고 뭐봄?’, ‘요즘은 웨이브 봄’이라는 문구를 ‘(meme)’처럼 사용하며 △‘넷옆웨(넷플릭스 옆 웨이브)’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복수 OTT를 동시에 이용하는 ‘다중 구독’을 선호하는 현세대 트렌드를 이용, 캠페인 직후 일간활성화이용자 수(DAB)가 76만 명을 기록하여 국내 OTT 2위로 올라서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두 국내 OTT의 합병이 더 큰 경쟁력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병 기준으로 경제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역시 토종 OTT 합병에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12월 18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은 “국내 OTT 업체가 워낙 열악한 현시점에선 경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면서 “합쳐서 생존한 뒤 국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독과점 문제가 불거진다면 그때 시장에 개입해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현수 기자

kdp7408@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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