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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필요한 휴학의 ‘목표’

노신영 선임기자
- 4분 걸림 -

 2학기 중간고사가 지나가고, 우리는 어깨에 짊어졌던 큰 짐을 무사히 내려놨다. ‘중간고사’라는 공통의 짐은 가까스로 해결했으나, 이제 대외활동·과제·개인공부 등 개개인이 짊어져야 할 짐들이 남아있다. 나는 특히 지난 10월 간 주어진 과제가 많았고, 지인들 역시 유독 바쁜 나날을 보냈던 것 같다. 대학생의 삶이 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하루 일과에 치여 살다보면 누구나 지치기 마련이다. 나는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인데, 나의 동기들 중 대다수는 3학년을 마치고 휴학할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유를 물으면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대답은 “그냥, 쉬려고”이다.

 대학생에게 휴학은 일종의 ‘돌파구’로 인식되곤 한다. 사람들은 취업을 위한 준비기간 혹은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기간으로서 휴학을 결심한다. 하지만 휴학은 한 학기나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휴학에 대한 말을 꺼내면 “휴학하는 동안 뭐하려고?”라는 질문이 들어온다. 누구나 이런 질문을 한 번 쯤은 받아보았을 것이다. 보통 이 질문을 받으면 뭔가 대단한 계획이라도 내세워 상대에게 자신의 휴학을 납득시켜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계획에 부담감을 갖고, 휴학을 단순히 ‘휴식과 재정비’의 시간으로 보내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로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자신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타 공부와 대외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휴학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한편으로 휴학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바쁘게 대학 생활을 보내던 사람이 휴학을 하게 되면, 휴식의 즐거움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말은 즉, 휴학을 한 후 놀기만 하면서 시간을 헛되게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충분히 경계할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당사자가 휴학의 목표를 휴식으로 정했다면, 1년간의 휴식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계획이 아닌 ‘목표’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다. 일상에서 여행을 계획할 때를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우리 여행가서 뭐할까?”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음식이나 사진 등 특정한 키워드가 언급된다. 바로 이 키워드들이 여행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음식’이 여행의 목표가 된다면 구체적인 계획은 전국 각지의 맛집을 탐방하는 것이 될 것이며, ‘사진’이 된다면 여러 가지 전시회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을 방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처럼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구체적인 계획은 자연스럽게 나오기 마련이다.

 이는 휴학뿐만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문제다. 당신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휴학의 목표가 ‘재정비’가 될 수 있듯, 거창할 것 없다. 그저 주어진 시간 동안 결과적으로 무엇을 일궈내고 싶은지 목표를 굳건히 다지면 된다. 만약 미래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거기서 더 나아가 ‘목표’를 잡아보길 바란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잊지 못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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