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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최선’은 언제입니까?

노신영 선임기자
- 5분 걸림 -

 누구나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을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는 무언가를 포기할 때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생각이다. 멋진 성과를 내고 싶다는 의지보다 어떻게든 빨리 끝내 쉬고 싶다는 마음이 우세한 것이다. 나는 요즘 집에서 밀린 과제를 할 때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일이 많다. 미뤄왔던 과제를 제한 시간 안에 겨우 끝낸 후,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미리 끝낼 수 있는 과제였는데도 말이다. 어느 날 작문 과제를 부여받았는데, 꽤 흥미로운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 과제 역시 마감 날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결국 시간이 부족해 생각을 전부 담아내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달랬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글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평가 했을 때 부족함이 많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상외의 과분한 평가를 받자 기쁨보다는 오히려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만약 내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미리 과제를 준비했다면, 주제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이는 더욱 멋진 성과로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그러지 못했고 후회해봤자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었다.

 굳이 과제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주어진 일 앞에서 최선을 다하거나 혹은 그 반대이다. 그간의 나는 아쉽게도 후자였으며, 그로 인한 아쉬움은 마음 한 편에 여전히 존재한다. 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본 경험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주저 없이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개인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조금 이른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그 일을 이루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필요한데, 아직 두 부분에서 미숙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나의 꿈은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등 기본적인 질문에도 우리는 쉽게 입을 떼지 못한다. 그러니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갖는 것도 어려운 게 당연하다.

 대신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의지를 끌어올릴 수많은 기회를 마주한다. 그리고 그 중 우리의 가까이에 존재하는 기회는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제가 의무적으로 존재해 짐으로 여기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우리는 과제를 통해 터득한 지식을 활용하며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곤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기도 하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주어진 기회를 붙잡고 충분히 고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그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한다는 뜻이다. 만약 시도할 방법이 단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그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지 않고 포기해 버린 일은 반드시 후회의 자국을 남긴다. 당신은 그간 얼마만큼의 후회를 남겨왔는가? 혹시 일상 속에서 주어진 기회를 허투루 보낸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함으로써 미처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게 될 수도 있다. 일생에 단 하나뿐인 대학 시절, 최선의 경험으로 채워나가길 바라며 헬렌 켈러의 명언과 함께 황룡담을 마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때, 우리 혹은 타인의 삶에

어떤 기적이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헬렌 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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