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에너지가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듣게 되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커다란 힘으로 작용하여 좌절이나 절망으로부터 벗어나 자기의 꿈을 실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인생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운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한 사람의 인생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교육적 관점에서 시사하는 영화가 바로 ‘파파로티’(2013)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장호(이제훈)는 성악에 최적화된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날 정도로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장호는 불우한 가정형편과 성장환경으로 인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채 낮에는 학생, 그리고 밤에는 조폭의 이중생활을 하며 소모적인 삶을 탕진한다.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이루는 계기는 네 번의 전학을 거쳐 오게 되는 김천 예고의 음악선생인 나상진(한석규)을 만나면서부터이다. 음악 천재인 스승 나상진과 조폭 제자인 이장호는 처음부터 맞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과 대립이 반복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두 사람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반복되다가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테스트에서 이장호의 비범한 목소리를 발견하게 되는 나상진은 이후 자신의 모든 음악적 열정과 꿈을 이장호에게 투사한다.
그러나 재능을 인정받아 음악을 시키는 문제보다 더 복잡하고도 어려운 문제가 조폭조직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문제였다. 마음과 뜻이 있다 해도 하루아침에 조폭 생활을 청산하는 것은 그 세계의 법이나 질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장호를 조폭 조직에서 벗어나게 해준 인물이 있었다. 그가 바로 아끼는 부하이자 동생인 이장호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린 창수(조진웅)다. 이장호가 속한 조폭의 부두목으로 등장하는 창수는 조폭생활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큰 형님의 지시를 외면하고 대신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 “가장 불쌍한 사람은 나다. 나는 꿈이 없거든. 당장 내일 뭘 할지 계획이 없거든”-자신처럼 미래 없는 삶은 살지 마라- 이 말은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간에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교육적 관점에서 이 영화에서 가장 커다란 감동과 울림을 주는 인물은 나상진 스승이다. 그는 사제 간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승 나상진은 자신의 꿈이었던 성악가의 최종단계에서 성대 암이라는 병으로 꿈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제자에게 빙의시켜서라도 꼭 이루고 싶었다. 그 꿈은 이제 서로의 꿈인 것이다. 무슨 다른 말이 필요 할까? “ 니가 너무 부럽다”라고 한 말 속에 이미 함축되어 있었다. 그 말 속에는 실제와 행동 즉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선생으로서의 행동에 관한 일관성을 보여주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꿈을 위해 참석한 콩쿠르에서 늦게 도착한 제자를 마치 스승은 자신의 일처럼 울부짖으며 기회를 달라고 절규한다. 그 모습은 연기의 절정을 이룬다. 기회로 다가온 순간을,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자 한 제자를 위한 스승의 모습에 이끌리듯이 제자는 무대 위에서 혼신의 열정을 다해 준비한 노래를 부른다. 노래보다도 아름다운 것은 스승이 제자에게 보여준 열정과 헌신이다. 감동적인 모습은 잔잔함이 되어 곧 따뜻한 눈물로 사랑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조화롭게 자기를 위해 비춰지는 서광의 삼박자가 맞아주는 인생이 되는 순간이다. 주인공의 인생의 여정에는 밝고 아름다운 일들만이 펼쳐진다면 좋겠다. 실화를 바탕으로 주인공의 역전의 삶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그에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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