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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직업인으로 살아가기

김선주 선임기자
- 5분 걸림 -

영국에서 지난 8월초에 일어났던 격렬한 폭동사태는 이른바 ‘청년실업’이 현재 우리 시대의 중요한 사회 문제 중 하나이고 우리나라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심각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최근에 쟁점이 되었던 등록금 문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업 영역, 비정규직과 노동시장 관련 문제, 복지에 얽힌 여러 정치적 입장 등이 대부분 직, 간접적으로 청년실업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또한 청년실업을 특정 개개인의 문제나 특정 세대의 문제로 한정짓기에는 그 사회적 영향의 정도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직업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이 인간 행복의 중요한 조건 중 하나라고 할 때, 국가와 사회는 그 구성원 각자가 직업을 갖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하며 충분한 기회와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일할 사람을 구하는 기업은 있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개인적으로도 일할 만한 졸업생을 필요로 한다는 지역의 소규모 기업 관계자의 연락을 받지만 대개의 경우 적임자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졸업생들이 모두 취업을 한 것도 아니어서, 요즘에는 ‘자발적 실업’이라는 표현도 들린다. 눈앞의 일자리를 마다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가장 많은 대답이 대기업 취업을 위한 영어 공부와 공무원 준비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지역의 소규모 기업체가 제시하는 조건이 대기업과 비교하면 무척 열악한 경우가 많아 그 대답을 이해 못 할 상황은 아니다. 그렇지만 왜 직업을 가지려고 하는지, 그것을 통해 삶에서 무엇을 성취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좀 더 깊은 고민을 해보았으면 한다. 이러한 권유가 청년실업 문제의 본질이나 그 해결책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학과의 다른 교수님과 함께 해외 출장 중에 북유럽 어느 시골의 건설현장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동행했던 교수님이 가장 놀라워하셨던 것은 그곳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의 연령대였다. 만약 우리나라의 비슷한 현장이었다면 작업자들의 대부분은 중년층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현장의 작업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들이었다. 아주 작은 단편적인 경험을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그 현장의 모습은 개인의 직업과 행복, 국가와 사회의 역할 등에 대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국가와 사회가 직업 간의 격차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것이 최근 느끼는 직업에 대한 수요와 공급 사이의 질적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특정 학력에 대한 고용 확대라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관련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유난히 비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될 여름이 지나고 이제 개강이다. 언제나 그랬겠지만,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들은 대학생활에서 남아 있는 학기에 대한 새로운 계획과 다짐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중 많은 부분이 취업이라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을 것이다. 현실은 녹녹치 않고 미래도 밝아 보이지 않지만 우선 스스로 직업을 가지려는 이유와 삶의 성취에 대한 아주 근원적인 성찰부터 시작하여 사회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개인적인 계획들, 그리고 크게는 우리 국가와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과 그 실현을 위한 실천까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행복한 직업인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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