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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염두에 두지 않는 교육부의 부실대학 제재방안

부실대학에 대한 제재방법

김의한 선임기자
- 5분 걸림 -

지난 29일 교육부가 2014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 세 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전국 337개 대학 중 35개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됐고 이 중 14개교가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지정됐다. 이번 발표에 포함된 대학 중 6개교가 우리 대학이 위치해 있는 전북에 위치해 있다.

아마 우리 대학 구성원 중 교육부의 부실대학 발표 결과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지난 2011년 우리 대학도 교과부가 발표한 부실국립대학에 지정됐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은 군산대학 등 몇몇 대학이 국립대 부실대학에 선정됐다며 기사를 내보냈고 몇몇 방송국은 우리 대학에 직접 찾아와 학생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당시 우리 대학 학생들은 학교가 통폐합 되거나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지명된 것은 무엇인가 교과부의 평가기준이 잘못됐다”며 우리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었고 학생충원률, 취업률, 교원 확보율, 등록금 인하율 등 당시 교과부의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학 평가의 평가 기준을 보고 “왜 대학 행정 업무의 부실로 인해 발생한 일들로 학생들이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며 대학본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학생들도 있었다.

비록 한 쪽은 대학을 감싸고 다른 한 쪽은 대학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아마 서로 다른 행동을 취하는 그들의 마음은 ‘우리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지정됨에 따라 그로 인해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오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 대학이 총장직선제 폐지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노력 등 자구노력을 했다. 또한 교과부가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학’평가를 ‘국립대학 운영 성과목표제’로 대체하면서 우리 대학이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힐 위험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학평가는 교과부의 평가에서 하위 15%에 드는 대학에 대해 정부 지원과 학생 학자금 대출 등을 제한하는 일명 ‘국립대 부실대학’을 말하는데 대체 실시된 국립대학 운영 성과목표제는 국립대들을 A~D등급으로 평가하고 등급에 따라 차등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부실국립대 선정을 폐지한 셈이다.)

우리 대학이 부실국립대학으로 지정된 시기에 재학 중이던 학생들은 아마 이번 부실대학으로 지정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우리 대학과는 달리 이번에 부실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은 2014학년도부터 정부 재정지원이 제한되고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이 70%까지 제한되고 국가장학금 지원이 제한되는 등의 불이익이 적용된다고 발표됐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는 데에 직접적인 위협이 가해지는 것이다. 가뜩이나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때에 만약 당장 학자금 대출이나 국가장학금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학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SNS나 인터넷 창을 살펴보면 해당 대학의 학생들이 부실대학을 징계하려는 교육부의 이러한 제재 방법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비리로 얼룩져 있다거나 부실한 행정 업무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대학이 대학다운 면모를 갖추지 못한 채 국가에서 지원되는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면 적절한 제재나 방법을 통해 책임지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부실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되거나 당장 다음 학기부터 돈 문제로 학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해야하는 학생의 입장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편집장 · 김의한

han@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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