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어디까지 알고 있니?
한글날의 역사와 순우리말, 외래어 대체하는 우리말 알아보기
10월 9일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고, 대한민국 5대 국경일에 포함될 만큼 우리 민족에게 의미가 크다. 이번 기획에서는 당시 사용 언어였던 한자에 어려움을 겪는 백성을 가엾게 여겨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기리며, 한글날의 역사와 순우리말을 소개하고 외래어 사용 문제를 알아보고자 한다.
‘한글날’의 첫 이름은 ‘가갸날’이었다. 한글을 배울 때 ‘가갸거겨’ 하면서 배우는 소리를 따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1926년 11월 4일에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新民社)의 공동 주최로 식도원(食道園)에 40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이 모여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가갸날’을 선포했다. 1926년 11월 4일은 당시에 음력 9월 29일이었는데, 이날을 기념한 것은 세종 28년 9월에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는 세종실록의 기록에 따라, 적어도 음력 9월의 끝 날인 29일까지는 한글이 완성되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년 후인 1928년에 명칭이 ‘가갸날’에서 ‘한글날’로 바뀌었고, 1931년에는 양력을 표준으로 지정하며 그 당시 음력을 기준으로 지켰던 한글날을 양력 10월 29일로 정했다. 그러나 광복 직후 발견된 해례본 『훈민정음의 정인지 후서』에 ‘정통 11년 9월 상한’이라 되어 있는 기록을 의지하여, 9월 상한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념하게 되었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 시대의 정취를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다소 생소한 순우리말’과 ‘예쁜 뜻을 지닌 순우리말’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다소 생소 한 순우리말인 △‘물마’는 비가 많이 와서 땅 위에 넘치는 물, △‘꼬리별’은 혜성, △비교적 많이 쓰이는 ‘아띠’는 친구를 의미한다. ▲예쁜 뜻을 지닌 순우리말 △‘다솜’은 애틋하게 사랑함, △‘또바기’는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달보드레’는 달달하고 부드럽다는 뜻이다. 이렇듯 순우리말은 재미있으면서도 의미깊은 단어들이 많지만, 우리는 이를 다소 생소하게 느낀다.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순우리말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우리가 더욱 관심을 두어야 한다.
쉽고 빠르게 터득할 수 있어 상용화하기 좋은 한글이지만, 요즘 우리 일상에서는 외래어가 친숙하게 사용된다. △직장인 △고등학생 △대학생 사이에 자주 사용되는 ‘데스크테리어’라는 단어와 관련해 김우주(국어국문학·20) 학우는 “처음 들었을 때 다소 생소하게 느꼈지만, 데스크와 인테리어의 합성어이며 사무실 등의 책상을 꾸민다는 뜻을 알고 나서 곧 익숙해졌다. 그러다 문득 처음 듣는 사람들은 데스크를 책상으로, 테리어를 테디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 듣는 이는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 이와 연관 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에서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일환으로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 예로, 지난 7월 7일에 열린 새말모임(어려운 외래 용어를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은 말을 제공하는 위원회)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토대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등을 검토하여 ‘데스크테리어’의 대체어를 ‘책상 꾸미기’로 선정한 바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선정된 말 외에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어려운 외래어 사용으로 소외되는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오는 한글날에는 세종대왕의 정신을 기려 ‘바른 우리말’을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 과학적이고 멋진 우리말의 가치를 여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