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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안송희 기자
- 3분 걸림 -

Healing

 

힐링(치유를 뜻하는 영어). 이 단어는 올해도 여전히 강세다. 이젠 범람해 진부하기까지 하다. 한 해 동안 상처를 치유하고자 했으면 이제 아픈 자들이 줄었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역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나고 있다. 이는 현재 힐링에 뭔가 잘못된 게 있다는 방증이다.

잘못의 근본은 우선 힐링의 전달 방식에 있다. 힐링 전달자는 자신의 스토리를 강연하고 박수갈채를 받으며 무대를 장식한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의 대화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 시대의 힐링이라 불리는 것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훌쩍 떠나버린다. 개인의 상처는 가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데 이러한 일방적인 소리에 치유될 리 만무하다. 현재 사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힐링은 단지 사회 명사의 인지도를 더 높이기 위한 마케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정보의 홍수와 같은 지금 우리는 힐링 스토리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는 것만 같다.

힐링 실패의 두 번째 이유는 수용자에게 있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는 성찰하려 하지 않고 무작정 성공한 자들의 삶만을 흉내 내려 한다. 현대인이 힐링에 열광하는 것은 자신이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힐링 강연을 듣고도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자신의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무작정 치유만을 요구하는데 있다. 마치 치과에 가야 할 사람이 안과에 간 뒤 진료를 받았으니 이제 병이 호전되리라 스스로 생각하는 꼴이다. 힐링만을 외치기에 앞서 본인 고민의 근원이 무엇인지 고찰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성공을 위해 힐링 강연을 듣는 것이라면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 봐야 한다. 개인에 따라 성공의 척도는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대인이 성공을 똑같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양각색의 사람이 존재하듯이 그에 따른 다양한 성공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성공이란 개념은 기계화됐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경제적·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자들을 우상적 표본으로 삼고, 치유와 조언을 갈구한다. 그런데 과연 사회 명사의 성공이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과 같은 것인가. 성공을 하되 자신의 기준에 맞는 성공을 해야 함이 옳다. 당신 수입의 증가와 성공은 비례하지만은 않는다. 남의 성공 이야기에 줏대 없이 끌려다니기에 인생은 너무나도 짧고 아깝다.

힐링 전달자도 자신의 영웅담만을 말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갖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힐링 수용자는 사회가 말하고 있는 맹목적 성공에 눈이 멀어 힐링 콘서트에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자기 자신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힐링에 임할 때에 진정한 내면의 치유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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