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기>
Welcome to HongKong. 그대들은 홍콩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무엇보다 먼저 생각나는 게 있다. 야경, 백만불짜리 야경과 딤섬 그리고 쇼핑과 명품! 백문이불여일견이라 하여 직접 야경을 보러, 딤섬을 먹으러 홍콩행 비행기에 나를 맡겼다.
저가항공을 이용하여 새벽에 홍콩에 도착했다. 이곳은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시차는 여행 시작의 또 다른 재미다. 왠지 1시간을 돌아간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귀국할 때는 1시간을 잃은 듯하겠지만. 새벽 공항은 침묵 속의 시장통 같다. 이제 막 비행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귀국할 여행객들의 차이인가보다. 공항을 돌아다니다 겨우 발견한 옥토퍼스카드 발급소. 옥토퍼스 카드는 홍콩 지하철, 버스, 편의점, 몇 몇 식당에서 사용가능한 유용한 카드로 여행객들에겐 발급이 필수다. 이 카드는 충전할 때 보증금으로 한화 7500원을 내야하지만 나중에 몇 %를 떼고 돌려준다. 홍콩 시내로 가기위해 버스를 타러 갔다. 또 다른 유명한 볼거리, 2층 버스. 아아, 2층 제일 앞 자리가 명당이라 다음 버스를 타고싶었지만 결국 제일 마지막에 탔다. 버스 내부에는 짐을 놓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신기해하고 들떠있는 새 버스가 빠르게 출발했고 그 후부터는 짐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버스가 왠만한 차보다 빨리 달리는 바람에 캐리어 가방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마지막에 탄 우리와 몇몇 사람들이 승객들의 캐리어를 지키는 꼴(?)이 됐다. 이런 경험마저 들뜬 기분 덕에 신기하고 재밌었지만 두 번은 하고싶지 않은 경험이다.
홍콩 시내에 도착. 생각과 달리 늦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네온사인들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우린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사전조사만 했기에 무작정 찾아갔다. 생각과는 달리 터무니 없이 예산 초과되는 비용을 지불하라는 주인. 동생은 여기서 머물자고 했지만 내가 계속 가려하자 조금씩 낮아지는 가격... 결국 1.5배 깍은 비용으로 하룻밤만 머물렀다. 동생은 바가지 가격에 감탄하고 있다. 외국에선 관광객이 봉(?)이라지 않는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므로 여행객들은 바가지를 조심해야한다. 다음 날 다른 방을 찾아다녔는데 사전조사와 달리 높은 가격을 불러서 다른 위험하다는 맨션으로 가봤다. 그런데 훨씬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더 저렴하게 3박을 머물렀다. 오히려 위험하다는(?) 이 사람들이 더 친절하고 정간다. 직접 듣고 본 것이 아니면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홍콩에서 저렴한 딤섬집으로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식당, 하카훗. 직원들 손이 10개라도 부족해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기에 한 테이블에 빈 자리가 있으면 합석시켜버린다. 주문이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그림이 있어 쉽게 주문할 수 있었다. 한국과는 달리 주문서에는 뭘 시켰는지 체크하지 않는다. 주문한 음식수만 적고, 음식이 나올 때마다 동그라미로 표시한다. 그리고 테이블이 정해지면 차부터 내주는데 어느 식당이든 그렇게 좋은 맛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 우린 새우딤섬, 돼지고기새우딤섬, 돼지고기빵 이렇게 3가지를 주문했다. 요리들은 보통 4개가 한 세트인데 돼지고기빵은 크기가 커서 3개만 담겨있다. 딤섬 피는 그 종류마다 색깔과 두께도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어떤 종류의 딤섬이든 쫄깃쫄깃하면서 야들야들한 것은 똑같다. 음~ 또 먹고 싶어지는 그 맛. 오동통 살 오른 새우가 톡톡 터지면서 입 안에 가득 퍼지고, 이런 새우와 돼지고기의 만남에 달콤한 소스를 뿌린 맛은 지금도 군침도는 맛이다. 개인적으로는 샤오롱빠오라고 하는 돼지고기빵이 제일 맛있었다. 역시 여행가서 맛있는 음식먹는 것은 행복한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그리운 딤섬.
세상의 야경이 집중된 이 곳, 홍콩의 백만불짜리 야경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다. 야경 관광의 명소로 꼽히는 2곳으로 스타의 거리와 빅토리아 피크가 있다. 스타의 거리는 유명한 스타들의 손바닥 자국이 바닥에 붙어있고 이소룡 동상이 그 특유의 폼을 잡고 생생하게 서 있고 영화감독이 되보라는 의자도 있다. 스타의 거리를 쭉 따라서 반대편에 밤을 빛내줄 건물들이 웅장하게 서 있는데 하늘이 맑은 날이나 안개가 자욱한 날의 낮에 보아도 장관이다. 멋진 풍경을 한 눈에 담고 싶어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스케일이라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는데 눈이 쉴 틈이 없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매일 저녁 8시쯤부터 약 20분간 관광객을 위한 건물들의 공연인데, 음악에 맞춰 건물들이 가지각색의 빛을 뿜으며 춤춘다. 다음은 빅토리아 피크. 이 곳에 가려거든 버스를 타도 되지만 유명한 피크 트램이 있다. 피크 트램을 타면 웅장한 건물들의 뒷모습들을 자연과 더불어 볼 수 있는데, 약 5분간 올라가는 큰 케이블카로 생각하면 된다. 올라가는 경사는 60도는 되는 듯한데 심장이 쿵닥쿵닥 빠르게 요동친다. 여기에는 유명인사들의 밀랍인형 전시관인 마담투소가 있다. 마담투소는 필수코스여서 피크트램과 패키지로 구매했다. 영화배우부터 시작해서 가수, 정치인, 과학자, 스포츠맨이 다 모여있었다. 몇 세기를 여행한 느낌. 아, 피크 트램에서 내려와 근처의 번화가에는 홍콩에서 유명한 에그타르트집 타이청 베이커리가 있다. 이 집의 에그타르트는 쿠키와 계란의 조화였는데, 쿠키는 맛있었지만 계란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다. 그리운 반짝임.
홍콩에서 처음으로 받은 충격적인 일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바로 에어컨 사용이다. 홍콩은 습도가 높고 더운 나라인데 길을 지나가면 시원하다. 바로 상점 내부에서 틀어놓은 에어컨 때문이다. 오히려 건물 안에서 조금만 있어도 추울 지경이다. 그렇게 어마한 건물이 추우려면 얼마나 낮은 온도로 에어컨을 트는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건물들 안의 상점들은 모두 명품 가게아니면 일반 쇼핑가게 뿐이다. 오직 쇼핑을 위한 나라. 하지만 쇼퍼들이 홍콩을 찾는 이유가 있다. 이 곳은 어마한 다양성과 개성이 있어 쇼퍼들에게 쇼핑할 맛을 느끼게 해준다. 충분히 한 번 쯤은 오직 쇼핑하러만 와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리운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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