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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교육

안영태 기자
- 5분 걸림 -

‘최근 정부가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과목을 초·중학교 정규교과에 포함시켜려 한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 코딩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한 것처럼 코딩 교육 열풍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에서는 인문학을 강조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가 추진중인 코딩과 인문학 교육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코딩이란 ‘컴퓨터 작업의 흐름에 따라 프로그램의 명령문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을 말한다. 이 코딩과 관련해 김진형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국가적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말했다.
더불어 정부는 인문학과 관련해 인문종합계획을 추진중이다. 이 계획은 체계적인 진흥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학문의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인문학이란 인간 가치, 삶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 행복에 관한 학문이다. 그리고 관련 학문에는 철학, 문학, 종교학, 역사학, 예술학 등이 있다.
공학계열을 대변하는 코딩 교육에 힘쓰며 인문학 관련 교육에도 힘쓰는 것처럼 보이는 정부지만 실상은 인문학 보다는 공학계열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컴퓨터를 알기 위한 코딩 교육이 중요할까 아니면 인간을 알기 위한 인문학이 중요할까.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는 필수적인 도구이다. 컴퓨터를 통해 과제를 하고 문서를 주고 받는 등 컴퓨터는 필수적인 전자제품이다. 그리고 미래에 컴퓨터와 관련한 산업분야에 대한 전망이 밝은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산업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것이며 확실하게 지원해주고 있다. 이에 관련해 대학들도 공학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반면 인문학에 대해서 정부는 인문종합계획을 말하며 지원해줄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현대 사립대학 뿐 아니라 국립대학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취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학과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하고 있다. 대학교는 자신의 전공과목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교육하는 교육기관이다.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사회를 구성해가는 인물들이기에 그 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이런 대학까지도 인문학을 소홀히 하는데 초등학교 교육까지도 공학으로 채워진다면 국민들은 인문학과 더더욱 멀어질 뿐이다. 더불어 이 행태는 교육을 돈을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정부가 국가 경제의 성장을 도모하는 이유는 국민들을 위해서 일 것이다. 국민들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그리고 행복은 돈을 통해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돈은 행복을 위한 충분 조건일뿐이지 필수조건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가 경제만을 생각하고 있다. 국민으로 구성된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돈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교육시키는 국가의 정책은 인간소외만 일으킬 뿐이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인문학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인문학 콘서트」에서는 인문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문학이란 삶의 가치를 다루는 일이다. 문학이나 철학 또는 역사학이 오늘의 밥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계속되는 인생에서 어떤 태도로 밥을 벌어야 하는지 일깨워 줄 수 있다.’
(김경동 외 「인문학 콘서트1」, 이숲, P10.)
위의 저자도 인정한 것처럼 인문학은 돈을 버는데 특출난 학문은 아니다. 하지만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며 행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수동적,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의 행복을 생각하기 보다 기업에 맞는 사람으로써 살아가려고 한다. 인간이 도구가 되는 사회에서 벗어나 인간이 주체가 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인문학이 필요하다.


편집장·안영태
ahn2sang@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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