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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으로 해야만 신입생 환영회인가요?

김선주 선임기자
- 3분 걸림 -

“○○학과를 위하여~ 짠!”이라는 단합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바로,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뜻에서 마련한 자리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환영회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는 밤 10시. 이 시간쯤이면 학교 캠퍼스 군데군데에는 과도한 음주의 흔적인 토사물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그 옆에선 도끼 자루 썩는 줄도 모른 채 건물 계단을 베개 삼아 곤한 잠에 곯아떨어진 학생들이 속속들이 나타난다.
이런 사태의 주요 원인은 신입생 환영회이다. 신입생 환영회 자리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대학의 거의 모든 학과에서 마련하는 행사이다. 신입생 환영회가 ‘3월의 대학 행사의 백미’로 손꼽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들어간 대학교, 하지만 환영회에서도 술! MT 자리에서도 술! 동아리에서도 술! 이렇듯 신입생들은 마치 술을 마시기 위해 입학한 것처럼 술자리에 계속 참여하게 된다.
신입생들의 경우, 공식적으로 음주가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처음으로 마시게 되는 술이라 자신의 주량에 맞게 적정량을 마셔야 하는데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따라가다 보면 실제로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는 반강제적으로 마시도록 하는 경우조차 있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도 있다.
우리 대학의 경우, 대부분들의 학과에서 술을 원하지 않는 신입생에겐 강권하지는 않고 있기는 하나 극히 일부 학과에서는 아직도 그런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술만이 신입생을 환영해 줄 수 있는 매체는 아닐 것이다. 동양대의 생활체육학과는 교수와 함께하는 소백산 마라톤으로 신입생 환영회를 마련했다. 이것은 건강뿐만 아니라 학업에 관해서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환영회라 할 수 있다.
사회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을 무조건 술로 환영하고, 대하는 장(場)이 아닌 성숙하고 건전한 대학 문화의 장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던 신입생 환영회가 사회와 대학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통과의례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과도한 음주가 아닌 대화나 건전한 게임을 통해 재학생과 신입생 들이 서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활기찬 캠퍼스로 거듭나게 하는 신입생 환영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기만을 기대해본다.
 

김선주 기자
sophiaword@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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