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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 우리도 팀 코리아

최지현 기자
- 6분 걸림 -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왔다. 몸은 학교에 있지만 마음은 아직 경기장에 있는지 깊은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근무도 시작되었다. 자원봉사자 중 대학생이 많은데 개강을 해서인지 노쇼 인원이 많았다. 나도 개강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언제 또 패럴림픽을 할까란 생각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신청했다. 그리고 근무 첫날, 패럴림픽이 올림픽에 비해서 관심이 적기 때문에 혹시 관중석이 다 채워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관중석은 가득 찼고 관객들은 올림픽 때처럼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오히려 경기장에 오지 못한 사람들이 경기를 보고 싶은데 중계를 안 해줘서 중계요청을 했다. 우리나라 주요 3사 방송국은 생중계와 녹화 방송을 합해 각사 평균 20시간 정도(SBS 32시간, KBS25시간, MBC 18시간) 편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경기를 보고 싶은 이들은 유튜브에서 해외중계를 찾아보아야만 했다. 개최국인 나라에서 경기를 보기 위해 다른 나라 중계를 찾아봐야한다니 이상한 상황이었다. 영국 채널4방송이 1000시간, 미국 NBC방송이 94시간, 일본 NHK방송이 62시간이라는 타국의 중계시간과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3사 방송국은 패럴림픽 중계가 아닌 시청률을 위한 드라마 재방송을 택했다. 3사 방송국은 공영방송인데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행한다는 의미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패럴림픽은 paraplegic (하반신 마비)과 olympic의 합성어로 장애인 올림픽이다. 최근엔 parallel(평행, 평등, 나란히)이란 뜻으로 쓰여 '비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이 동등하다'란 의미를 가진다고도 한다. 나 또한 경기를 보면서 단 한 번도 선수들이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휠체어는 보이지 않았고 선수들, 스톤, 경기에만 집중했다. 올림픽 경기와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처럼, 패럴림픽을 방송하면 장애인 스포츠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식 개선도 된다고 생각한다. 또 장애인들은 경기를 시청하며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고 희망을 품고 무언가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극복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 관람 중 아쉬웠던 점은 패럴림픽 관객 중 80%가 단체석이라 자의로 왔다기보다는 학교에서 단체로 온 학생들 대부분이라서 경기장 분위기가 조금 소란스러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컬링은 경기시간이 길어서 학생들이 학교 버스를 타러 경기 중간에 우르르 나가 관람에 방해되기도 했다. 또 한국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관중석이 비교적 한산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특히 휠체어 컬링 스위스 전에서는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응원해주신 관중을 향해 팔로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신 것이 인상적이었다. 파라 아이스하키 미국전도 관람할 수 있었는데, 양팔로 스키를 타시며 온몸을 날려 부딪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 경기하시는 열정에 울컥했다. 팔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질 것 같고 운동량이 엄청날 것 같다. 팀원이 넘어져서 스틱을 떨어뜨리면 한 손으로 이동하기 힘들기에 다른 팀원이 가져다주는 모습이 훈훈했다.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 관중 할 것 없이 모두 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바라고 기뻐하고 눈물 흘렸다.

이번 패럴림픽에 참가하면서 영어, 중국어 회화를 공부해 다음 베이징 패럴림픽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 또한 즐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운영인력들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는데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 자리에 많이 있으면 좋겠고 나도 패럴림픽 연출자 중 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패럴림픽에 더 많은 관심을 위해 패럴림픽을 먼저 개최하고 후에 올림픽을 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패럴림픽은 올림픽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경기도 볼 수 있다. 또 패럴림픽파크에서 지역문화 체험이나 스케이트 타는 체험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고 파크 안 라이브사이트에서 여러 공연도 볼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패럴림픽과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휠체어 컬링 경기 / 촬영 : 최지현 수습기자
▲파라 아이스하키 경기 / 촬영 : 최지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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