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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융통성

유일탄 기자
- 3분 걸림 -

많은 사람이 그러겠지만, 필자도 길을 걷다가 종종 사람들과 부딪힐 뻔한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자주 일어나다 보니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게 대부분이지만 때론 기분이 팍 상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정면으로 다가오는 상대방이 좌측보행을 하는 경우다. 딴짓하면서 걸어가다가 부딪힐 뻔한 나 자신도 잘못이지만, 엄연히 우측보행인데도 좌측보행하는 상대로부터 내가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면 그 불쾌감은 상당히 오래 남는다.
필자가 소심하다 보니 부딪힐 뻔한 경우가 있으면 집이나 어딘가의 휴게공간에 가서 당시의 상황을 상기한다. 왜 사람들은 규칙을 지키지 않는 걸까 물론 필자가 기계처럼 항상 규칙을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규칙을 지켜야 질서가 유지되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이 사회에서 모든 질서를 지키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도, 차도 없는 신호등에서 빨간불인데 지나간다고 해서 그 누가 뭐라 하지 않는 것은 융통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인간의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점에서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융통성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나아가 융통성을 규칙으로 억누르게 된다면 우리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자유의지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은 이 자유의지에 따라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심지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친다는 자각조차 못 한 채 행하는 경우 말이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그러한 심리는 당연하다. 그러나 적어도 단체생활 혹은 집단생활 속에서는 자유의지보다 앞서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규칙이 있는 것이다.
규칙은 때론 우리의 삶을 억제하고 무언가를 강요하기는 하지만,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회는 병든 사회고 인간의 일탈을 억제할 수 없게 된다. 사회가 조화롭게 유지되려면 규칙이 우선이되, 다른 사람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융통성을 허용해야 한다.
규칙을 지키자. 하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융통성을 발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이 적시적지에 맞춰 어느 때에 합리적으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지 모른다.

유일탄 기자
yit3920@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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