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2아웃. 아웃 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두고 투수와 타자간의 마지막 승부가 벌어진다. 역전 만루 홈런의 꿈을 꾸며 공 하나에 긴 시간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 지금 나의 상황도 9회말 2아웃. 4학년 2학기를 맞아 졸업 카운트 하나를 두고 역전 만루 홈런의 기회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철없던 10대를 지나고 20대를 맞이하며 시작된 ‘자유’라는 두 글자. 사실 그 엄청난 청춘의 특혜에 10대보다 더 철없던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취업을 준비하며 졸업반이 되니 이제는 제법 그 특혜를 유연하게 잘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4학년이 되면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취업 준비는 잘 되가냐?’, ‘어디로 취업을 할 것이냐?’등의 말들뿐이었다. 오히려 나는 3학년 2학기 무렵 취업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들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한 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들처럼 휴학도 해보고 싶었고 어디라도 들어가서 공부만 하며 취업준비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하였다. 그렇게 걱정하던 시간들 속에 내가 결정한 것은 바로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었다. 교내의 행사에 매번 참여하였고 3학년,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늦은 만큼 발 빠르게 우물 밖을 보기 시작했다. 여행을 좋아하고 우리나라 관광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것을 이용해 한국관광공사의 관광기자단과 관광안내번호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다. 그것이 기회가 되어 기업의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지방과 수도권 학생들간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SNS활동이며 기사 마감일에 쫓겨 살다 보니 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며 지방에 거주하기에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워크샵이나 기타 행사 참여시 힘든 점은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경험들이 다소 지루했던 내 대학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었고 세상 밖의 경험들을 통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돈이 없어도 시간이 많다면 여행을 간다.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단순히 여가의 여행이 아닌 내가 가보지 못한 곳으로의 발걸음으로 많은 것을 공부하고 온다. 지독한 길치라 길도 잘 헤매고 신라의 야경에 빠져 막차를 놓치기도 하고 밤 12시가 다 되도록 부산 시내에서 헤매인 적도 있지만 항상 그런 위기 속에서도 배우려고 하고 보완시킬 부분이 있는가 생각해 본 것 같다.
학점과 어학점수 등 우리가 바늘 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뚫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숫자들은 갈수록 참 당연시 된다. 숫자로 나누어지는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이 참 야속할 뿐이다. 하지만 서류상의 숫자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열정을 말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거창한 경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스토리텔링의 힘! 작은 경험이라도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어 자기의 열정을 증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산이고 능력이 아니겠는가. 1학년이라고 고민 없이 놀지만은 않을 것이고 4학년이라고 마냥 취업 걱정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그 걱정을 어떻게 풀어나가냐 하는 것은 우리가 진정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로부터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진정한 대학생활을 원한다면, 모두가 안고 있는 고민만 떠안지 말고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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