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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이한 수습기자의 심심한 편지

박병진 기자
- 4분 걸림 -

신문을 읽어주시는 학우분들께 인사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국어국문학과 2학년이자 대학신문편집국 37기 수습기자 박병진이라고 합니다. 수습기자로써 특별한 점이 있다면 유일하게 2학년으로 신문사에 들어와 나이가 조금 다르다는 점과, 1학년 때 방송국에 소속되었다가 신문사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 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가진 고정관념은 상당히 큰 편입니다. 높은 사람들의 어두운 면을 취재하여 세상을 바로잡는 영웅의 모습이거나, 낚시성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악역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신문편집국의 수습기자는 두 가지의 고정관념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안건회의에 참여하여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에 대한 기삿거리를 제안한 후, 학교에 있었던 중요한 행사를 보도로 쓰고 학교 관련 협약이라거나 작은 행사같은 경우에는 단신으로 쓰곤 합니다.

토요일 편집회의에서 긴 시간동안 오타 난 부분과 문맥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친 이후 신문이 나오게 되면 신문을 접고 편지봉투에 넣어 외부 지역으로 배송 준비를 하거나, 신문 한 묶음을 들고 각 건물에 배포하게 됩니다. 기자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작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의 모습이 수습기자의 이미지에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신문기자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난 이후에야, 학우들을 위해 소식을 취재하고 전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하지만 견고한 생각 하나만으로 입학식을 마치자마자 언론사에 들어가 입부신청서를 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신문사에 몸을 담고 있지만, 당시 그런 생각을 가지고 들어갔던 곳은 신문사가 아닌 방송국이었습니다. 방송국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중요한 소식을 취재하고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라, 학우들의 지친 삶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재밌는 소식들을 알려주는 것의 반복으로 보였습니다.

좋은 곳이었지만 원하던 생활은 아니었습니다. 방송국원이 되기 위한 목적과 흥미가 사라져버리자 국원이 되기 위한 거친 과정과 신입생의 학교 적응이 맞물려 점점 힘을 잃어갔고, 결국 방송국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몸은 나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언론사에서 일하기를 원했고, 그 생각 하나만으로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신문사에 지원하게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2학년인데도 같은 학년인 다른 기자들은 정식 기자들인데, 혼자 수습기자여서 어렵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입니다. 1년을 소비한 끝에 학우들을 위해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그 결과물을 직접 손으로 전달합니다. 만약 2학년이 아니라 4학년이었더라도 가능하다면 신문사에 들어와 수습기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 제 대답입니다.

아직은 어린 수습기자이기 때문에 마음껏 취재할 수는 없습니다만 정기자가 되고 난 후에 저는 신문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꼭 물어보고 싶습니다.

“대학신문편집국 37기 정기자 박병진이라고 합니다. 취재에 응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박병진 수습기자
rich903@hwangr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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