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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 일회용 컵 규제 한 달 째, 무엇이 달라졌나

미흡한 기준으로 불편 초래, 서로 간의 배려 필요

박사랑 선임기자
- 7분 걸림 -
매장 내 비치되어 있는 다회용 컵/촬영 : 김지민 수습기자

정부가 지난달 1일부터 카페의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는 환경부가 내놓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50%를 감축’ 대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매년 늘어나는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커피전문점 등 일회용품 다량 사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 집중 점검을 하고 있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의한 법률」에 따라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 적발 시 해당 사업장에서는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 여파로 매장에서는 무조건 머그잔 등의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을 제안하고 일회용 컵을 요청하는 소비자에게는 규제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게 되었다.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많았지만, 환경부와 커피 프랜차이즈 등의 노력 덕분에 일회용 컵 규제 홍보가 진행되며 규제의 취지에 공감하는 소비자들도 많이 생겨났다. 환경부의 취지는 좋으나 아직 여러 문제점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환경부는 현장 방문만을 통해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있으며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주문을 받을 때 테이크아웃 여부를 물어봤는지 확인하는 등의 사용 점검 원칙을 내놓았다. 그러나 현재 현장 방문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러 꼼수와 애매한 기준 때문에 점주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다회용 컵을 사용하게 되면 씻을 때 세제의 양이 증가할뿐만 아니라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나갈 때 일회용 컵으로 바꿔가는 경우 두 배로 환경오염이 된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이러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대한 소비자와 판매자의 입장은 어떤지 인터뷰해보았다.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정모 씨(22)는 “수많은 카페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은 재활용도 잘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규제가 생기면서 일회용 컵 사용량이 줄어들고 환경 보호에 보탬이 될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그러나 “유리컵에 담아주는 경우 매장 안에서 깨질 염려가 있다. 그리고 음료가 어중간하게 남았는데 카페를 나가야 하는 경우 일회용 컵에 옮겨달라고 하기가 민망한 경우가 생긴다.”며 규제에 대한 불편함도 토로했다. “매장 내에서 음료를 다 마시지 못하면 일회용 컵으로 바꿔 나가기 때문에 개인 텀블러 할인이 늘어나면 일회용 컵 사용량이 더 줄 것 같다. 또, 셀프바에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에 옮겨 담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라며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한, 전주 가맹점 카페 아르바이트생 김모 씨(21)는 이런 규제에 대해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시행 처음에는 설거지할 것들이 늘고 일이 많아진다는 생각에 불만이 앞섰다. 하지만 일회용 쓰레기가 줄어든 것이 확연히 느껴져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매장용 다회용 컵을 씻는 데에 드는 세제양이 많고 손님들이 매장용 컵의 위생 상태에 불신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음료 뚜껑이 없어서 음료를 쏟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 바쁜 시간에는 다회용 컵을 씻는 데에 시간이 많이 소비되어 주문이 밀리는 때도 있다.”며 현실적인 문제점을 말했다. 김모 씨는 “매장용 컵을 씻어서 소독하는데 시간이 걸려 컵이 모자랄 수 있으니 컵을 사용하고 나면 바로 반납해 주었으면 좋겠다. 바쁠 때는 자리에 놓고 간 컵을 회수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라며 카페 이용자들에게 당부의 말 또한 전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규제 안내판/촬영 : 김지민 수습기자

처음 시행되는 규제이니만큼 아직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점주도 이용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점주들은 고객들이 ‘잠깐 가게에 앉아 있다가 나갈 것이다’에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고민이고 고객은 ‘5-10분 있다가 나가야 하는데 매장용 컵으로 받고 나갈 때 바꿔달라’고 말하기가 눈치 보이는 지경이다. 잠깐 매장이 있다가 나가는 고객에 관한 기준과 그에 맞는 규정이 필요하다. 또한, 점주는 상승할 최저 시급과 더불어 매장용 컵을 구비하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을 얻게 되었다. 이에 환경부와 한국 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식기 세척기 74대와 머그잔 2만여 개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공제조합은 이디야 커피와 빽다방 가맹점 중 20평 이하인 소규모 매장 1천331개를 대상으로 머그잔을, 커피베이 등 7개 브랜드 74개 매장에 식기 세척기를 1대씩 지원하기로 하였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커피전문점과 지원을 결정한 공제조합에 감사드린다"며 "친환경 소비문화가 이른 시일 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관심을 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건강한 사회는 건강한 시민에서 나오고, 건강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하나의 정책이 정착되기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과 서로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소비자는 환경오염이라는 사회문제를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제한이 귀찮고 불편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보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 앞으로의 건강한 사회는 결국 소비자의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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