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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는 머릿속에 그토록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음에도 체험이 부족하고 그만큼 행복감이나 감동을 누리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더 먼 거리는 가슴에서 손까지 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갈수록 많아졌지만 내가 직접 실천해 보는 것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강단에 서면서 나도 실행하지 못하면서 제자들에게 권유하거나 강요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할수록 부끄러울 뿐이다.
‘비전있는 대학생활’은 이 격차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목이다. 삶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행복이며 행복에 이르는 길을 설파한 선지자들이 많이 있지만, 이 시각에서 본다면 사람의 행복은 머리에서 가슴을 거쳐서 손까지 오는 거리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위인들이 등장하는 영화 중 ‘적벽대전’에 등장하는 유비가 틈틈이 가까운 이들을 위하여 짚신을 삼는 것이나 영화 속의 간디가 물레를 잦는 일들도 위인들이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면서 생각과 실행 사이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일상생활로 습관화한 것이 아닐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이은 「여덟 번째 습관(The 8th Habit)」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는 삶의 네 영역을 알파벳 ‘L'로 시작하는 단어로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삶이란 살며(to live), 사랑하며(to love), 배우며(to learn), 유산을 남기는(to live a legacy) 것이라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과 우선순위로써 사는 것, 즉 생존이 선행하며 이를 위해서는 신체적, 경제적 요구를 함께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 중의 하나로 '얼마나 가졌는가(to have)',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to do)'와 '어떤 사람인가(to be)'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구분은 인생을 설계하는데 매우 단순하면서도 유용한 틀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재산을 갖고 높은 자리에 올라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여기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to be) 위한 성품과 역량을 준비하는 데는 소홀한 편이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중요한데도 ‘불편한 진실’로 드러내기를 꺼린다. 우리 역사에도 ‘불편한 진실’로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명분에 치우쳐 질곡의 세월을 보낸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개인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88만원 세대」, 「아프니까 청춘이다」로부터 시작하여 「청춘불패」와 「절대강자」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누가 뭐래도 세상이 천국인가 지옥인가는 내가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이며, 나 또한 내가 나라고 생각하고 정한 그대로이다.  ‘불편한 진실’들을 도약의 발판이 되는 바닥으로 삼자. 긍정하는 사람이 사는 곳이 천국이며,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시도라도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나에게 꼭 맞는 직업선택의 기술」의 저자 서재경 씨는  ‘단군이 한반도에 터를 잡은 이래 최고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지금이 기회다’라고 했다. 오늘도 우리 학생들이 살며 사랑하며 배우고 유산을 남기는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가기를 기대한다. 특히 우리 대학의 새내기들이 ‘불편한 진실’을 졸업할 때가 아닌 지금 직시하여,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들을 ‘손으로’ 실천하는 일에 주저하지 말고 단군 이래 최고의 세상을 누려보자.
바보들은 결심만 한다. 이제 1학기도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에 다가가고 있다. 그동안 미루어왔던 일 중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을 지금 바로 시작해보자. 실행이 답이고, 인생이고,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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