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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모두의 축제

김의한 선임기자
- 5분 걸림 -

지난 24일부터 26일 3일간 진행된 황룡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첫 날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려 축제를 기다려온 학생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지만 간절한 바람 덕분이었는지 저녁부터는 비가 그쳐 학생들이 비를 맞지 않고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총학생회에서 학교 곳곳에 붙여놓은 포스터로 학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번 축제기간동안 초대되는 연예인들 때문이었다. 첫날은 인기몰이를 하며 올해 대세 아이돌로 불리는 크레용팝과 시원하게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DJ.DOC 그리고 둘째 날에는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보고싶어하는 걸스데이 마지막 날에는 각종 예능에 출현하고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 음반상을 수상한 버벌진트까지 누구하나 축제기간동안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부족한 연예인이 없었다.
이 외에도 이번 축제기간 중에는 보건진료소의 건강부스나 장애학생 지원센터의 장애 인식 개선캠페인 등 교내 기관의 행사, 행정학과의 모의 국무회의나 기계자동차공학부의 자동차 전시회 등 여러 학과의 행사 그리고 아나운서 초청 특강과 같이 총학생회에서 준비한 각종 행사 등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돼 있었다.
지금까지 대학신문기자로서 또 학생으로서 총 세번의 황룡제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2011년, 2012년 지난 2년간의 황룡제와 비교해 보았을 때 올해 황룡제는 학생들의 참여유도와 다양한 이벤트와 연계행사가 마련돼 있었다는 면에서 충분히 훌륭했다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로 학과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난장에 관한 것이다. 난장은 축제기간동안 대운동장 주변에 차려지는 각 학과나 단체의 술집들을 말한다. 학생들이 직접 요리나 음료를 준비하고 축제기간 중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좋게만은 마라볼 수 없을 듯 하다.
각 학과의 주점의 주된 일꾼들은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이다.(일부 학과는 학년 구분없이 일을하며 주점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게 학년이 올라갈수록 축제에 참여해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도망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대적 약자인 일이학년들이 짐꾼 역할을 하거나 주점에서 서빙이나 설거지 등을 도맡아서 하게되는 것이다. 몇몇 학과의 일학년들의 경우 하루를 꼬박 잠자지 못한 채 주점 일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주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주로 졸업생이나 재학생 등 해당 학과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들이 하는 주점의 매상을 올려주기 위해 축제긴간 중 주점을 방문한다고 말한다.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술과 음식을 먹을 때 좁은 간이 주방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설거지 하는 어린 후배들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물론 자신도 1학년이나 2학년시절 지금 후배들이 하던 일들을 똑같이 했었다고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자신이 힘든 일을 했다고 해서 후배들도 똑같은 고생을 해도 된다고 혹은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미련한 생각도 없을 것이다.
정말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선배라면 내년 축제기간에는 선배는 누리고 후배는 고생하는 현재와 같은 시스템의 주점이 아니라 선후배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다른 형태의 학과행사를 준비해 보라고 조언해보는 것이 어떨까? 축제기간동안 주어진 천막을 이용해 학년 구분없이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한다면 앞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주점으로 획일화 돼 있는 황룡제의 풍경도 좀 더 다양하게 꾸밀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장 · 김의한

han@kun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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