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가을, 마음의 여유를 찾는 그대에게
기자 칼럼 - 마음의 여유를 찾자
2012년의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은 새로운 달이, 일주일 뒤에는 절기상으로 겨울이 시작된다. 날짜와 계절, 기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참 열심히 변해 왔다. 가을이 시작된 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더위가 식고, 일교차가 커졌다. 백로에는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추분이 지나 밤이 점점 길어졌다. 10월에 들어서는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했고, 이제 곧 서리도 내려와 겨울 준비를 도울 것이다. 이처럼 부지런히 변하는 자연의 수고로움을 알았다면, 이제는 우리가 그에게 고마움의 표현을 할 차례이다.
가장 먼저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느티나무는 풍성한 나뭇가지와 잎,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학교의 정문 입구를 따라 길게 서 있다. 고루 사방으로 퍼진 외형을 이용해 봄과 여름에 짙은 녹음을 만들어주던 느티나무는 가을이 되어 화려한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느티나무는 길을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바쁜 걸음을 멈추고 가을 정취를 한껏 즐기라고 권유한다.
기숙사에서 내려와 농구코트 옆의 주차장을 지나 황룡도서관을 향해 걸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한 번쯤 은목서가 뽐내는 향기를 맡아봤을 것이다. 이파리 사이마다 빼곡하게 자리한 앙증맞은 꽃송이들은 은은한 가을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가을 남녀의 감성을 자극하는 은목서의 첫사랑 같은 향기로 이 가을을 추억하는 것도 좋겠다.
느티나무가 단풍으로 가을의 아름다움을 환기하고, 은목서가 향기로 가을날의 은은한 감성을 자극했다면, 우리들의 눈과 코를 모두 사로잡는 강한 친구도 있다. 가을을 노랗게 물들이는 은행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 학교 후문을 시작으로 쭉 걷다보면 쉽게 만날 수 있다. 은행나무의 행렬은 학군단을 향하는 길가에도 이어지는데, 노랗고 진한 가을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캠퍼스의 가을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에 마음을 맡겨 보자. 그 아름다움 속에 우리가 간절히 소원하던 여유가 담겨있을 것이다. 어제까지 마음의 여유를 찾아 헤매던 그대, 오늘만큼은 마음의 여유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태경 기자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지금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