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빵
풀빵
눈물이 진눈깨비로 흩날리는 날
어머니 뱃속처럼 포근한 이불 속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낡은 구두 밑창이 땅에 닿는 소리에
자리를 벅차고 문으로 향했습니다.
늘 품이 크고 따뜻했던 당신
당신의 세월과 늙은 작업복 속에서
밀 굽는 냄새가 내 웃음을 간지럽혔습니다.
조개만한 손으로 빵을 쥐고
호호 불며 먹는 당신의 어린 당신에게
얼큰히 세상에 취한 붉고 따가운 볼로 마구 부비었습니다.
풀빵 굽는 듯 지나간 시간 뒤
나 역시 세상에 얼큰히 취해
고독한 내 공간으로 돌아갈즈음
당신품에서 꺼낸 그 밀 굽는 냄새가
간혹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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